많은 사람들이 어지럽다고 하면 ‘머리가 맑지 않다’, ‘흐릿하고 멍하다’, ‘어질하다’, ‘빙글 돈다’ 등등 각양각색으로 이야기한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 또한 굉장히 다양하다. 신체의 균형을 담당하는 어느 기관에서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나타나게 된다.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속 귀,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조절하는 뇌 신경계, 심혈관계 그리고 심리 상태 등 여러 계통에서 모두 어지럼증이 일어날 수 있다.
어지럼증을 진료할 때는 빠짐없이 꼼꼼하게 병력을 물어보고 자세한 진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증상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는지, 어지럼증의 시작과 진행은 어떤지, 동반 증상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 상세히 물어보고 신경계에 대한 진찰과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원인에 대한 판단이 정확히 서야 치료 방향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이석증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이석증은 대부분 갑작스런 어지럼증으로 시작된다. 주위에 있는 사물이 흔들리면서 돌고 천정이 뒤집히는 것 같은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매우 강도가 센 어지럼증이며 수분에서 수 시간 동안 지속된다. 심한 경우 구토를 하거나 일어서는 것조차 힘이 들 수도 있다. 강한 어지럼증이 사라진 이후에도 몇 시간에서 며칠 동안은 살짝 도는 느낌이 지속되어 어질어질 할 수 있다.
진찰을 해보면 고개를 돌리거나 머리를 숙이는 동작에서 어지럼증이 더욱 심해진다. 일부 환자에서는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방향으로 머리를 돌리거나 하면 비정상적인 눈의 움직임인 안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어지럼증 병력과 진찰 소견이 있다면 우선 이석증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이석증이 발생한 원인과 문제가 되는 속귀의 반고리관을 찾기 위한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어지럼증 검사로서 평형기능검사, 시각수직검사, 전정유발 근전위 검사 등이 있다. 이렇게 확진된 이석증은 ‘이석 정복술’이라는 치료를 하게 된다. ‘Epley Maneuver’라고도 불리며 머리와 몸의 위치를 변경해가면서 이석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치료법이다. 그와 더불어 단기간의 혈류개선제와 전정기능 회복을 돕는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어지럼증은 원인 질환이 다양함에도 대부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급성기 어지럼증의 정확한 평가와 치료가 안 되어 만성화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오원석 원장
연세오원석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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