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기문명 전 - 이스탄불의 후예들>

세계사를 뒤흔든 거대한 사건과 인물들 만나기

균형 있는 세계사 체험 학습의 장

지역내일 2012-07-30
지난 5월 1일부터 국립중악박물관에서는 한국-터키 수교 55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로 터키의 문화유산을 국내에 소개하는 ‘터키문명전-이스탄불의 황제 전’이 열리고 있다. 방학을 맞은 아이에게 작은 이벤트를 선물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찾아간 그곳에서 화려하고 거대한 세계사와 ?마주하게 되었다. 동서양의 교차로이자 인류문명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나라 터키. 차분하게 여유를 갖고 전시관을 돌아보면 왜 터키 앞에 그런 수식어가 붙게 되었는지, 다양한 문화를 수용해 현재의 모습을 일궈낸 터키의 포용과 조화의 정신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체험해 볼 수 있다.



터키의 고대 4대 문명 만나기
기획전시실에는 모두 150여 점의 터키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모두 터키를 대표하는 아나톨리아문명박물관, 이스탄불고고학박물관, 톱카프궁박물관, 터키이슬람미술관 등 4곳의 박물관이 협력하여 준비한 대표작들이다. 총 4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기원전 3,000년경의 고대 문명을 시작으로 아나톨리아 초기문명, 그리스·로마 문명, 동로마문명, 오스만 제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전시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아나톨리아 초기문명, 그리스·로마 문명, 동로마 문명의 유물 34점은 한 방에 모여 있는 반면 오스만 제국의 유물 118점은 다시 3개의 테마로 나뉘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3개의 테마 내용은 전쟁, 이슬람, 궁정문화다. 여러 민족의 삶의 터전이자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꽃피었던 터키의 독특한 예술품들을 보다 보면 복잡한 세계사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고, 전시물 이상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증폭되기도 한다. 그래서 세계사 공부를 목전에 둔 초등 고학년이나 한창 공부중인 중학생, 이미 역사의 깊이를 이해하게 된 장년층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한 스님은 전시관을 천천히 돌며 찬란한 기독교 문화가 꽃피었던 동로마 문명의 유물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계셨다.

신비로운 고대 문명부터 찬란했던 19세기 문명까지
<전시 1부>에서는 기원전 3,000년 전 터키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에서 나타나는 신화와 전설을 담았다. 황금의 손을 가졌던 미다스 왕의 프리기아 시대에 만들어진 청동 물병, 트로이의 목마로 멸망에 이르고 말았던 트로이 시대의 금 귀걸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철의 제국 ‘히타이트 제국’의 하투실리 1세의 문서 등을 통하여 터키 고대 문명의 발전사를 볼 수 있다.
<전시 2부>는 서양문명의 원류인 그리스 로마 문명과 알렉산더 대왕을 다루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은 동서 문명과 전 인류가 하나 되는 꿈을 꾸며 동방을 원정했었고 그가 남긴 제국의 유산은 대로마제국의 초석이 되었다. 당시 터키 전역에서 발전했던 헬레니즘 양식의 그리스 로마 문명 유물과 알렉산더 대왕 등 아름다운 조각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3부>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콘스탄티노플을 건립하고 초기 기독교 문화가 발전하였던 동로마 제국 차례다. 동로마 제국의 비잔틴 양식의 메달과 성물, 그리고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두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동로마 문명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및 오리엔트 문명을 흡수해 고전과 조화를 이루며 신비성을 띠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전시 4부>에서는 세계를 제패했던 오스만 튀르크의 강력한 힘과 절대 권력자인 술탄의 위상, 그리고 자유로운 통치 이념을 통해 강성했던 오스만 제국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전쟁’ 방에서는 오스만 제국이 세계 권력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강대했던 군사력을 조명하며 술탄의 권능을 상상해볼 수 있고, ‘이슬람: 술탄의 정신’ 방에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을 포괄한 광범위한 영토를 효율적으로 지배할 수 있었던 이슬람의 정신적 유대를 만나볼 수 있다. 끝으로 ‘궁정문화: 술탄의 생활과 하렘’ 방에서는 화려한 장신구와 풍요로운 음식문화를 통해 오스만의 궁정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도슨트와 오디오 가이드를 활용한 깊이 있는 전시 감상
모든 전시관을 다 돌고 나오면 한쪽 벽면에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 ‘블루 모스크’가 그려져 있고, 그 앞에서 터키 의상 체험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도슨트(전시해설)를 듣고 싶은 사람들은 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 2시, 3시, 4시 전시실 입구 안내 푯말 앞에 모이면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영어 도슨트를 원한다면 관람시간을 수요일 5시로 택하면 된다. 또 조용히 나만의 오디오 설명을 듣고 싶다면 입구에서 오디오 해설 기기를 대여하면 된다. 신분증을 맡기고 한 대 빌리는데 드는 비용은 3,000원. 이어폰을 나누면 두 사람이 함께 들을 수도 있다. 오디오 가이드에는 총 150여 점의 전시물 중에 37개가 녹음되어 있고, 전시물 옆에 오디오 파일 넘버가 표시되어 있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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