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고사(논술)의 기본사항 - 인문계의 경우

지역내일 2012-07-30

현재의 대입논술 문제는 논제와 제시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시문 독해가 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자연계 논술과는 달리 인문계 논술은 제시문 독해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대학의 시험 시간이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 현재, 인문계 논술은 제시문이 쉬워진 대신 논제 가 까다로워졌다. 출제의도를 간파해 그에 맞게 글 구성을 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다. 알만한 이야기 대신, 오해하기 쉬운 논술 공부 방향과 답안 작성 방향에 대해 말해보겠다.


첫째, 글의 구성틀에 대해서다.
  가르치는 사람마다 스타일이 매우 다양하다. 논제에 맞게 구성틀을 세세하게 제시하는 사람과 큰 틀만 제시하고 세부구성은 알아서 하도록 가르치는 사람이 있다. 대학 측에서는 학원에서 주입식으로 배운 논술을 가려낼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답이 있는 논술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배우는 학생은 혼란스럽다. 고2, 고3 때는 잘 모르고 한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쓰다가, 재수하면서 방식이 확 달라졌을 때 특히 더 그런 것 같다.
  사실 두 방식 모두 틀리지 않는다. 세세하게 틀을 제시하는 것은 논술 처음 단계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를 정도라면 말이다. 그리고 출제 의도에 나름대로 가장 잘 어울리는 개요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논술에는 정답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틀은 누구나 생각함직한 틀일 것이다. 특히 연세대나 고려대는 수능고득점에다 논술마저 자신 있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교다. 이 학교 지원생들 사이에서 채점자의 눈에 띄려면 자신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우선선발의 경우에도, 비슷한 실력인데 붙고 떨어지고는 미세한 차이에서 결정된다.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 스스로 글 구성을 하도록 발전시켜주는 것도 필요하다. 
  논술은 들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쓰는 법을 익히는 것이어서 학생들 글은 강의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천차만별의 방식으로 나타난다. 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구성이 아니어서 언뜻 보기에는 이상해 보여도, 몇 가지를 보완하면 창의성과 설득력을 다 갖춘 글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것을 격려하는 것이 가르치는 사람의 몫이다.

둘째, 창의성 글쓰기에 대해서다.
  남들이 많이 시도 하지 않는 해석이나 주장을 택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학생들이 많이 이야기한다. 필자는 자기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지는 말라는 의미에 무조건적 추종은 반대다. 스스로 독특한 해석이 생각났고 자기에게 매우 자연스런 해석이면 그렇게 접근하는 게 맞다. 하지만 원래 자기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억지로 택해서 부자연스런 근거를 제시할 정도로 창의적일 필요는 절대 없다. 원래 사람은 자기 생각의 방향과 일치하는 주장에 대해 좋은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즉 창의성은 주장의 방향이 아닌 주장에 대한 근거의 적합성에서 나온다. 평범한 주장이어도 근거가 매우 참신할 때 오히려 창의적이다.

셋째, 다시쓰기에 대해서다.
  다시쓰기는 매우 좋은 훈련방법이지만, 가르치는 사람이 지적한 것만 고치는 방식으로는 늘지 않는다. 다시쓰기는 처음쓰기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와 세심함이 요구된다. 지적한 대로 적당히 쓸 것 같으면 안 쓰는 게 차라리 낫다. 다시 써서 더 나쁜 글이 나오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지적을 잘 참조해서, 또는 지적을 거스르고서라도 심사숙고해서 새로 길어내는 다시쓰기가 많이 쌓였을 때 비로소 실력이 업그레이드된다.

넷째, 글쓰기는 낭비를 통해 진전된다.
  접근 방식에 대한 다양한 고민, 남들이 쓴 글을 읽고 평가해보기가 중요하다. 다들 시간을 아까워해서 엑기스만 콕 집어주는 선생이 인기 있다. 없는 시간 쪼개서 논술을 하는 것이기에 남의 글을 읽을 시간이나 이러저러한 시도를 할 여유가 없다. 한 번에 1개 이상의 문제세트를 나가야 안심이 된다. 하지만 글은 자기가 쓰는 것이다. 더 많은 문제를 다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문제 한 문제, 제대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시간이 없다면 주어진 시간 안에서라도 파고드는 집중력이 매우 중요하다. 
  제시문 독해는 철학도 사회학도 경제학도 인생관도 아니다. 글을 잘 쓰게 하기 위한 분석틀을 제공해주는 것뿐이다. 물론 다양한 독해의 즐거움은 덤이다. 출제 의도에 맞는 독해, 출제자의 의도에 맞게 쓰기, 자기만의 플러스 알파를 보여주기가 한 세트이다. 기출 문제를 적당히 소비하지 말고 완전히 뜯어서 내 것으로 만들자. 그리고 되도록 여러 학교의 다른 문제들도 폭넓게 다뤄보자. 어차피 몇 년 내 그 학교 기출 문제 주제는 그 학교에서 나오지 않는다.


논술과수학 상상학원 이의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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