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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루트 오규덕 컨설턴트

어떤 경험도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스토리텔링

지역내일 2012-07-23
“제 어머니는 사고로 양쪽 고막을 잃으셨습니다. 청력을 거의 잃고 보청기에 의지해서 삽니다. 그래서 저는 어릴 적부터 크고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머니와의 소통의 창이었지만, 앞으로는 국민 모두의 소통의 창이 되고 싶습니다.” MBC 신입사원 프로그램에 나온 아나운서 지원자 박주인 씨의 자기소개 내용이다. 1 대 1 서바이벌 상황에서 일찍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주목받던 상대 김수산 씨를 이길 수 있었던 자기소개였다. 1, 2차 심사에서 김수산 씨는 7등, 박주인 씨는 53등을 기록했었다.
많은 실력 차이를 극복하고 모든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꾸밈없는 진솔한 이야기였다. 자신의 경험과 일상의 모습이 아나운서를 위한 준비 과정이었음을 말해주는 하나의 스토리텔링이었다. 

저학년 학생들은 “어떤 스펙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 대학 4학년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스펙으로 어느 회사 갈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서 드는 생각은 ‘학생들이 스펙 자체에 몰입하다 보니 그 안에 자신의 이야기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취업 현실을 경험하면서 흥미로운 점은, 비슷한 스펙으로 어떤 사람은 합격하고 다른 사람은 탈락한다는 것이다. 학교, 전공, 학점, 어학, 자격증 등이 거의 같은 수준인데 말이다.
말하자면, 스펙 자체가 합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스펙이라도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보면, 스토리가 있는 지원자와 그냥 취업 준비만 열심히 해온 지원자로 나뉘게 된다. 방향 없이 스펙에만 몰입하면 탈락한다. 

스토리는 ‘이유(why)’다. 스토리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나의 경험들을 연결시키는 ‘연결고리’다. 스토리가 이루어지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이 어려운 것은 내가 하고 싶고 관심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남들이 이야기하는 스펙만 준비했기 때문이다. 나의 스펙과 경험들을 ‘왜(why)’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꿈과 비전에 기초한 이야기여야 한다. 스펙과 경험은 구슬이고 ‘꿈과 비전에 기초한 이유’(why)는 구슬을 가치 있게 만드는 실이다. 이유 있는 이야기는 어떤 경험도 ‘특별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기업 활동도 고객에게 주는 서비스를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나의 경험을 ‘특별한 것’으로 말할 수 있는 구직자야말로 기업이 찾는 인재이다. 

그러니 우리 대학생들은 “어떤 스펙을 준비해야 하나요?”, “이 스펙으로 어느 기업에 갈 수 있나요?”라는 질문보다는 내가 선택한 전공 및 교양 과목, 동아리 활동, 일상의 사건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세상을 건조하게 분석하며 살라는 말은 아니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라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서 “아직 만족하는 일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 일을 발견할 때까지 찾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또 타인의 의견 때문에 자신의 마음속에서 나오는 진심의 목소리를 지우지 마라. 자신의 직감을 믿는 용기를 가져라”라고 말했다. 정말 하고 싶은 일, 꿈 그리고 비전을 고민하고 발견하는 데에 대학 생활을 집중해야 한다. 그 속에서 갖게 된 지식, 경험들이 진정한 스펙이며 그 스펙에 이유(why)가 결합되면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시작된다.  

‘취업’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얽매여 붙들고 있던 것들을 잠시 내려놓자. 나의 행동에 이유를 찾고, 나의 전공 과목과 동아리 활동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 보자. 우리 대부분은 내 인생이 아니라 남의 인생을 사는 데 익숙해 있다. 꿈을 꾸지 않고 도전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이 아닌 곳에서 특별함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비밀은, 일상에 있다. 그러므로 매일매일이 기회다. 이제 무미건조해 보였던 ‘일상’을 특별함과 대단함으로 만들어내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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