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회사들의 리베이트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하여 보건복지부와 수사기관이 강수를 두고 있다. 얼마 전 서울에 사는 친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병원 원장님의 사연을 듣게 되었다.
병원을 개원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쉬지 않고 진료를 하여 자리를 잡았는데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리베이트 장부가 수가기관에 압수되면서 리베이트를 현금으로 받은 것이 발각되어 재판에 회부되었다는 것이었다. 압수된 장부에는 약을 처방한 매출에 대한 25%의 리베이트를 현금으로 지불했다는 내역이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문제는 형사재판을 받고 벌금을 내는 것보다 의사자격의 정지였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행정처분 기준에 의하면 벌금이 500만원 이하이면 자격정지 2개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면 자격정지 4개월을 받게 된다. 그 동안 병원을 개원한 후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진료하고 환자들을 어루만져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아 왔는데 자격정지를 받아 병원 진료를 중단하게 되면 그 동안 관리하던 환자들이 모두 떠날 것이라는 것과 환자들이 느낄 배신감을 감당할 수 없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의사들은 왜 제약회사의 로비와 영업 전략에 휘말리는 것일까? 처음에는 인근 병원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하면서 접근한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곧 선지원비, 후지원비 등을 현금으로 제시하면서 자신들의 약품이 타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홍보한다. 약을 처방하는 대가로 받는 20% 내지 25%의 리베이트는 의사들의 보이지 않는 짭짤한 수익이기 때문에 그 유혹을 이겨내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 문제되면 엄청난 고통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리베이트를 피하기 위해 차용증을 작성하는 등 여러 가지 편법을 동원하지만 법에서는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처방과 관련된 것이 드러나면 처벌하게 되어 있다. 전에는 처벌규정이 없었지만 2010년 말부터 리베이트로 받은 경우 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고 받은 금액 전액을 추징하도록 하고 있다. 금액이 크면 구속까지 될 수 있고 의사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특히 환자들에게는 얼굴을 들 수 없는 창피한 일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의사들 중에 보건소 등에 국가기관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들은 리베이트를 받을 경우 뇌물수수죄가 되어 벌금형도 없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리베이트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약값의 부담을 늘리는 부작용을 낳게 되므로 언젠가는 근절되어야 할 악습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이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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