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마을이야기 ②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상인·주민 손잡고 소외된 이웃 보듬기

지역내일 2012-06-20
수원 조원1동 '대추동이 문화마을'
공원·도서관 중심 교육·복지 활동

전국에 '마을만들기' 바람이 불고 있다. 1990년대 시민단체들이 지역운동 차원에서 시작한 '마을만들기'가 민선5기 들어 지자체 주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뉴타운의 대안으로 '마을만들기'가 제시되면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지자체가 마을만들기를 주도할 경우 성과위주의 전시행정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일신문은 민선5기 출범 2주년을 맞아 '마을만들기'의 성공사례와 문제점, 대안을 모색해 본다.

19일 오전 11시 경기도 수원시 조원시장 내 다람쥐공원. 시장 상인들과 주민 20여명의 손길이 바쁘다. 삼계탕 재료를 얼음과 함께 박스에 담고, 한쪽에선 부지런히 김치를 담고 있다. 이날 준비한 삼계탕은 100인분. 이 마을에 홀로 사는 할아버지들을 위한 한 끼 식사다. 조원1동 상인과 주민들로 구성된 '대추동이 문화마을 만들기 추진위원회' 회원들은 매월 셋째주 화요일마다 '사랑의 밑반찬 나누기' 행사를 한다. 정순옥 부위원장은 "주로 조원시장 상인회가 밑반찬 재료를 제공하고 주부들이 일손을 보태 1년 6개월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조원1동에서="" 지난="" 15일="" 열린="" '경제야,="" 시장에서="" 놀자'=""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추동이문화마을만들기추진위="" 제공="">

◆침체된 전통시장·주택가에 활력소 = 주민들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손잡고 침체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조원1동 주민들과 조원시장 상인들은 지난 2010년 10월 소외된 이웃을 보듬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자는 취지로 '대추동이 문화마을 만들기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설립했다. 조원1동은 낡은 단독주택과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주거공간이 밀집한 곳이다. 보훈복지타운과 보훈회관 등 복지시설과 초·중학교 4곳이 집중돼 있지만 노인·청소년·어린이를 위한 공공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조원시장도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침체되고 있었다. 추진위는 상인과 주민이 손잡고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추진위는 무료영화상영과 마을축제, 학생들을 위한 방학특강, 사랑의 밑반찬 나누기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밑반찬 나누기 활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콩나물을 기르고, 무공해 비누, 친환경 수세미를 만들어 판매했다. 상인회 교육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면서 독서실 및 공부방, 실버문화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추진위 활동이 무르익어가는 시점에 수원시가 마을르네상스 공모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추진위의 '마을지도 그리기'와 '다문화 외국인과 함께하는 전통음식 체험' 행사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마을지도는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와 주민들이 함께 동네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며 만들었다. 김병곤 추진위 위원장은 "20년을 살아온 동네지만 승용차로 다니다가 아이들과 걸어다녀보니 위험한 곳, 불편한 곳, 지저분한 곳이 너무 많아 아이들 앞에서 얼굴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외국인과 함께하는 전통음식 체험'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필리핀 잡채와 베트남 쌀국수, 한국의 만두·돼지불고기 등 음식으로 국경의 벽을 허무는 축제였다. 프로그램이 늘 때마다 참여하는 주민들도 늘어 현재 4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상인·주민이 주도하고 관이 지원 = 올해는 마을르네상스 공모사업을 통해 다람쥐공원을 복합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공원 한편에 작은 무대를 만들고, 체육시설도 갖췄다. 우범지대화될 수 있는 외진 공간에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마을주민이 디자인한 의자로 확충할 계획이다. 정순옥 부위원장은 "누구나 공연할 수 있는 무대를 통해 놀이터를 청소년 여가활동 공간으로 만들어 우범지대가 되는 것을 막고,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람쥐 공원과 함께 지난 1일 문을 연 작은도서관은 대추동이 문화마을 만들기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추진위는 두 공간을 중심으로 청소년 동아리축제, 건강댄스, 놀술교육, 네일아트 등 다양한 문화·교육·복지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시장 상인과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경제야, 시장에서 놀자(나도 일일 사장)' 프로그램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인기 프로그램이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시장의 각 점포에 배치돼 물건을 직접 파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순옥 부위원장은 "아이들이 직접 돈을 받고 물건을 팔면서 돈에 대한 개념과 경제활동의 기본을 체득하게 된다"며 "희망하는 어린이집이 많아 추진위 회원 자녀들이 많은 곳부터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완식 수원시 마을만들기 추진단장은 "조원1동은 상인과 주민의 협력, 관의 적절한 지원 등 삼박자가 잘 맞는 곳"이라며 "구도심 마을만들기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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