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도 일반고 교육환경 개선에 관심 가져야 한다

지역내일 2012-03-26

리포터가 바라본 세상

이제 각 일반고마다 동아리 모집부터 학부모총회까지 1학년 3월 첫 한 달간의 학교 행사가 대부분 마무리 된 상황이다. 그동안 고교선택제 1, 2단계에서 전혀 지원하지도 않았던 학교에 배정된 고1 학생들은 교과서를 받고 교복을 구입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부모들 역시 자율고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반고 중에서 그래도 학습 환경이 좀 더 나은 학교에 배정되기를 기대했다가 실망감이 크기는 마찬가지였다.


강남지역 자율고들은 입학도 하기 전에 예비학교를 운영하고 시험을 쳐서 성적을 공개하는 등 학습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상태에서 3월을 맞았다. 그러다보니 공부에 별다른 뜻이 없었던 학생들조차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절대다수 학생들의 기운에 눌려 수업 분위기를 흐리는 행동을 할 수가 없다. 중학교 때 담배를 피웠던 남학생들도 자율고에 진학한 후에는 그런 분위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피울 수가 없어서 결국 담배를 끊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워낙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내신 성적을 잘 받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자율고를 떠나고 싶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런 좋은 분위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반면에 일반고는 어떤가. 인근 중학교의 내신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도 입학했지만 최하위권 학생들 수도 만만치 않게 많다는 것이 학교 측의 고민이다. 남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 때문에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기도 한다. 벌써부터 수업 시간에 떠드는 아이들이 많아 집중이 안 된다는 말도 나온다. 여학생들의 경우 짙은 화장과 염색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부모들로서는 내 아이가 그런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어떻게 3년을 버텨낼 수 있을지 염려스럽기만 하다.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자율고 결원에 대한 1차 전편입생 모집이 시작됐다. 세화여고와 현대고가 각각 2명, 중동고와 휘문고가 각각 3명, 세화고가 6명의 일반전형 전편입생을 모집했다. 특목고 입시에 실패한 학생들, 자율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학생들, 만족스럽지 못한 학교에 배정받은 학생들이 대거 지원해 세화고의 경우 6명 모집에 44명이 몰리기도 했다. 학기 초라 1주일 정도의 수업 차이만 감수하면 되는 만큼 큰 부담 없이 옮길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지난 3월 8일과 9일, 12일에 실시된 강남지역 자율고 전편입생 추첨에서 뽑힌 학생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면서 일반고 학생들은 다시 한 번 흔들렸다. 엄마들은 경쟁이 될 만한 우수한 학생들이 자율고로 갔으니 내신 받기가 조금 더 수월해졌다는 말로 허탈한 심정을 대신했다. 1학기 동안 자율고 결원이 생길 때마다 떠나는 아이들이 계속 나올 테니 남은 일반고 학생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맛보게 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자율고에 비해 느슨한 학교 분위기 때문에 불안하기만 한데 하나둘씩 학교를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마음을 잡기가 힘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올해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 분석 자료(이투스청솔)에서 특목고나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자율고 외에 휘문고와 중동고에서 20명 이상의 합격자가 나왔다. 이것은 두 학교가 자율고로 전환하기 이전에 입학한 학생들이 낸 실적인 만큼 중동고와 세화고 등 강남지역 자율고 첫 입학생들이 지원하는 2013학년도 대입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높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학교 내신 성적이 50% 이내인 학생들을 모집해 높은 수업료에 걸맞게 1학년 때부터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으니 그럴 수밖에.
그에 반해 일반고는 특목고와 전국 단위 자율고, 지역 자율고 선발에 이어서 교육청의 배정대로 학생들을 받았으니 지역 자율고가 없던 시절에 비해 입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일반고에도 특목고 입시에서 탈락한 학생 등 우수한 학생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하위권 학생층도 두텁다는 것이 문제다.


각 학교별로 교과서도 다르고 교과과정도 다르게 운영되기 때문에 1차 전편입생 모집 이후에는 자율고로 편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공부 욕심도 많고 주요과목 위주로 탄탄한 실력을 다진 학생이라면 학기 중에 편입을 해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입을 향한 장기 레이스가 벌써 시작됐는데 언제까지 일반고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자율고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2012 강남서초내일신문 학부모 브런치 교육강좌에서 최병기 교사(영등포여고)는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성적’과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수시 지원 횟수 제한, 2014학년도 수능 개편 등 급변하는 입시 상황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성적과 더불어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그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형을 찾아 집중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반고 학생들 역시 지금은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성실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을 세운다면 결국 입시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율고 학생들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전략도 좋다. 또한 자율고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부러워하지만 말고 자율고에 납부할 학비로 사교육의 힘을 빌려서라도 채워나가면 된다. 물론 자율고의 좋은 분위기만큼은 어쩔 수 없으니 학생 스스로 3년간 눈 감고 귀 닫고 중심을 잡을 소신이 있어야 한다. 수업 시간에 반 친구들 대부분이 잠들었을 때 깨어있으면 그만큼 경쟁력을 갖춘 셈이라고 여기면서.


학부모들은 학교 분위기 때문에 절망하거나 불평만 하기보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반고는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적어도 아이들이 3년간 간접흡연의 피해 속에 노출되지는 않도록 학교에 꾸준히 건의를 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는 않더라도 수업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뒤에서 학교 탓만 하지 말고 부모들부터 학교에 애정을 갖고 나서야 한다. 학부모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내는 등 학습 환경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내 아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학교를 위한 일에 엄마들의 긍정적인 치맛바람이 필요한 때이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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