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파트 10명도 신청 안해
강남·비강남 청약률 격차 4배
민간건설사의 서울 지역 아파트 분양이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실시한 서울지역 청약에서 순위내 마감은 절반에 불과하다. 1순위 마감을 한 아파트는 강남 한 곳 밖에 없다. 강남을 제외한 비강남지역은 미달 행진이다. 대형 건설사의 우수 입지에 위치한 아파트만 턱걸이로 순위내 마감을 하고 있다. 나머지 비강남권은 사실상 청약률 '제로(0)'를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지역에 분양된 아파트 6개 단지 중 절반가량이 미달을 기록했다. 이들 아파트는 모두 비강남지역에 위치한 것들이다. 현재까지 청약을 실시한 일반분양 물량 949가구 중 390가구가 미달로 남았다. 전체적으로 0.59대 1의 평균경쟁률이다.
강남과 비강남을 구분한 청약률을 보면 그 격차는 4배 가량 된다. 419가구를 공급해 1023명이 신청한 강남지역의 평균경쟁률은 2.44대 1이다. 이에 반해 530가구를 공급한 비강남지역 청약자는 307명에 불과하다. 0.58대 1의 경쟁률이다.
나머지 순위내 마감을 한 아파트들의 청약결과도 신통치 않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이기 때문에 건설사의 부담은 크지 않다. 이미 조합원 물량의 분양이 마무리 된 상태이고, 전체 단지규모에 비해 일반분양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고, 학군도 형성돼 있기 때문에 분양 사업성이 높은 편이다.
아파트가 다 지어진 후 조합원들이 빠르게 복귀하고 건설사로서는 사업비 회수가 좋기도 하다. 미분양이 남더라도 입주때가 되면 한자리 숫자만 남기고 입주나 계약을 마무리 하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러한 과거의 통념을 모두 깨고 있다. 미달은 물론 악성 미분양 아파트로 남는 경우도 허다하고, 조합이 사업비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재정적 위기를 겪기도 한다. 특히 100가구 이상 일반분양을 하고 10%도 계약을 하지 못했다면 문제는 더 크다.
현대건설과 풍림산업이 금천구 시흥동에 공급하는 '남서울 힐스테이트 아이원'은 272가구 모집에 7명만 신청했다. 전용면적 59~84㎡에만 청약신청이 들어왔다. 동부건설이 서울 응암동에 공급하는 '녹번역 센트레빌'도 일반분양 110가구 모집에 9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이곳도 중대형 청약률은 '0'이다.
이들 아파트의 경쟁률을 정리한다면 각각 0.02대 1, 0.08대 1이다. 열손가락도 안되는 청약자들이기 때문에 실제 계약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견본주택을 짓고 전단지를 뿌리지만 마케팅 원가도 뽑기 힘든 상황이다.
GS건설이 공급하는 '금호자이 2차'는 일반공급이 38건에 불과했지만 21명 신청에 그쳤다.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도곡 진달래'는 55가구에 327명이 몰려 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지난달 서초구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는 364가구모집에 606명이 신청해 3순위에 마감됐다. 일부 중대형도 1순위에 마감되면서 청약호조를 보였다.
'래미안 마포 리버웰'은 110가구 모집에 270가구가 신청해 평균 2.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84㎡ 7개 평면중 6개가 1순위 마감을 했고, 나머지는 3순위에서 마감됐다.
한 대형건설사 주택부문장은 "서울 강북지역에서는 더 이상 아파트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면서 "단순히 시장 부양을 하기에는 상황이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리하게 시장을 부양할 경우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택시장이 변화하지 않을 경우 청약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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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비강남 청약률 격차 4배
민간건설사의 서울 지역 아파트 분양이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실시한 서울지역 청약에서 순위내 마감은 절반에 불과하다. 1순위 마감을 한 아파트는 강남 한 곳 밖에 없다. 강남을 제외한 비강남지역은 미달 행진이다. 대형 건설사의 우수 입지에 위치한 아파트만 턱걸이로 순위내 마감을 하고 있다. 나머지 비강남권은 사실상 청약률 '제로(0)'를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지역에 분양된 아파트 6개 단지 중 절반가량이 미달을 기록했다. 이들 아파트는 모두 비강남지역에 위치한 것들이다. 현재까지 청약을 실시한 일반분양 물량 949가구 중 390가구가 미달로 남았다. 전체적으로 0.59대 1의 평균경쟁률이다.
강남과 비강남을 구분한 청약률을 보면 그 격차는 4배 가량 된다. 419가구를 공급해 1023명이 신청한 강남지역의 평균경쟁률은 2.44대 1이다. 이에 반해 530가구를 공급한 비강남지역 청약자는 307명에 불과하다. 0.58대 1의 경쟁률이다.
나머지 순위내 마감을 한 아파트들의 청약결과도 신통치 않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이기 때문에 건설사의 부담은 크지 않다. 이미 조합원 물량의 분양이 마무리 된 상태이고, 전체 단지규모에 비해 일반분양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고, 학군도 형성돼 있기 때문에 분양 사업성이 높은 편이다.
아파트가 다 지어진 후 조합원들이 빠르게 복귀하고 건설사로서는 사업비 회수가 좋기도 하다. 미분양이 남더라도 입주때가 되면 한자리 숫자만 남기고 입주나 계약을 마무리 하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러한 과거의 통념을 모두 깨고 있다. 미달은 물론 악성 미분양 아파트로 남는 경우도 허다하고, 조합이 사업비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재정적 위기를 겪기도 한다. 특히 100가구 이상 일반분양을 하고 10%도 계약을 하지 못했다면 문제는 더 크다.
현대건설과 풍림산업이 금천구 시흥동에 공급하는 '남서울 힐스테이트 아이원'은 272가구 모집에 7명만 신청했다. 전용면적 59~84㎡에만 청약신청이 들어왔다. 동부건설이 서울 응암동에 공급하는 '녹번역 센트레빌'도 일반분양 110가구 모집에 9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이곳도 중대형 청약률은 '0'이다.
이들 아파트의 경쟁률을 정리한다면 각각 0.02대 1, 0.08대 1이다. 열손가락도 안되는 청약자들이기 때문에 실제 계약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견본주택을 짓고 전단지를 뿌리지만 마케팅 원가도 뽑기 힘든 상황이다.
GS건설이 공급하는 '금호자이 2차'는 일반공급이 38건에 불과했지만 21명 신청에 그쳤다.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도곡 진달래'는 55가구에 327명이 몰려 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지난달 서초구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는 364가구모집에 606명이 신청해 3순위에 마감됐다. 일부 중대형도 1순위에 마감되면서 청약호조를 보였다.
'래미안 마포 리버웰'은 110가구 모집에 270가구가 신청해 평균 2.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84㎡ 7개 평면중 6개가 1순위 마감을 했고, 나머지는 3순위에서 마감됐다.
한 대형건설사 주택부문장은 "서울 강북지역에서는 더 이상 아파트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면서 "단순히 시장 부양을 하기에는 상황이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리하게 시장을 부양할 경우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택시장이 변화하지 않을 경우 청약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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