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존재감 위기 프랑스 좌파의 자아비판

지역내일 2012-03-16

프랑스 좌파는 81년에 권력을 잡았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들어오고 유럽이 통합되면서 프랑스의 존재는 희석돼 가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좌파관료인 장 피에르 슈벤망이 프랑스의 몰락을 걱정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프랑스는 몰락하는가'는 "프랑스 국민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려면 반드시 그 이유에 답해야 한다"는 슈벤망의 자문이다.

돌파구를 향한 질주는 같이 정부를 책임졌던 미테랑 대통령에 화살을 돌렸다. 미테랑은 '유럽(통합)'이라는 환상에 파묻혔다. 유럽통합을 위한 정지작업인 룩셈부르크 조약과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탈규제를 옹호하며 신자유주의를 끌어들였다.

슈벤망은 "미테랑은 자신의 정책이 초래할 결과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남은 것은 위기에 처한 신자유주의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프랑스엔 꿈이 없다고 단언하며 대통령 자리에 꿈을 갖고 있는 듯 비전을 찾아나섰다. 그는 "프랑스좌파는 사회주의를 찾았다고 믿었으나 알고보니 신자유주의였다"면서 "새로이 도래하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온전하게 결산해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자유주의적 선회라는 함정과 유럽통합주의라는 환상에 빠진 사회당을 바로잡아보겠다는 것이다.

슈벤망은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어느 때보다 자신의 안위를 책임지는 프랑스, 유럽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독일을 견제할 수 있는 프랑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국가의 의지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유럽국가연합 혹은 국민의 유럽공화국을 건설해야 한다"며 경제를 뛰어넘은 정치적 통합을 제안했다. "현재와 좌파와 우파의 구분을 넘어 68년 대변혁기 이전에 갖고 있던 학교, 동등한 안전망, 시민정신, 조국애 등으로 오래된 역사적 흐름을 복원하는 게 그람시가 말한 '문화적 헤게모니'를 구축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칸트의 말을 빌어 "공화국 이념은 후퇴하더라도 언제라도 재기할 수 있다"면서 "공화주의를 바탕으로 기층민중의 세력을 규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벤방은 프랑스 사회당 재건의 주역이다. 81년부터 20년간 프랑스 좌파정부에서 연구부 산업부 교육부 국방부 내무부 장관이 지냈다. 현재는 벨포르 지역 상원의원으로 외교 국방 군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씨네21북스

장 피에르 슈벤망 지음

정기헌 옮김

1만6000원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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