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브룩의 오페라 <마술 피리>
2010년 <11 그리고 12> 공연으로 내한해 거장의 면모를 확인시켰던 피터 브룩이 이번에는 연극이 아닌 오페라로 다시 한 번 한국 관객을 만난다. 그의 오페라 <마술 피리>가 3월 15일(목)부터 17일(토)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피터 브룩이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연극연출가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컴퍼니의 연출가로서 다양한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출했을 뿐 아니라 웨스트엔드의 상업 코미디 연극,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오페라까지 거의 모든 공연 장르를 섭렵한 세계 공연예술계의 거장이다.
오페라 <마술 피리>에는 피터 브룩이 추구해 온 연극문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품을 90분으로 압축하고, 오케스트라,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 부수적인 캐릭터(세 명의 시녀와 소년들, 승녀들), 코러스까지 모두 삭제했다. 대나무 몇 그루만 놓인 무대에는 피아노 한 대, 단 일곱 명의 주요 캐릭터(밤의 여왕, 자라스트로, 타미노, 파미나, 파파게노, 파파게나, 모노스타토스)만이 남아 오직 모차르트의 음악에만 집중한다.
이 작품에서 브룩은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를 완전히 해체하여 드라마의 골격만을 남겨놓은 채 성악가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각색한 리브레토를 부르게 연출했다. 특히 피아노는 밝은 장면에서는 정확하고 생기 넘치는 반면, 어두운 장면에서는 불길함을 더하는 섬세한 연주로 또 하나의 캐릭터를 창조해낸다.
오리지널 작품처럼 피터 브룩의 <마술 피리> 역시 매우 즐겁고 유쾌한 엔딩을 맞는데, 이 작품에서는 ''비울수록 채워지는'' 대가의 여유와 깊이를 추가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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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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