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는 전국정당화, 쟁점은 후보간 연대 문제였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15명은 전국을 돌며 대의원들을 상대로 합동연설회를 열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후보들은 남북 화해 분위기와 개혁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재집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제각기 대구 경북과의 지역 연고, 지역 현안 해결, 참신성 등을 내세우며 대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이보다 앞서 열린 합동기자회견에서는 후보간 연대의 불공정성에 대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3면
너도 나도 통일문제 전문가 자처
최근의 급류를 타고 있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의식한 듯 후보들은 통일문제에 대한 전문가임을 자처했다.
정대철 의원은 “남북뿐 아니라 동서와 여야 정책에 있어서도 햇볕정책이 필요하다. 화해와 용서의 정권,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3 햇볕정책론’을 내세웠다. 정 의원은 “정부는 대구와 경북 등 지방자치단체도 북한과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후보는 "남남통합이 남북평화로 가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며 ‘국민화합과 개혁’을 강조했다.
김희선 후보는 "영토통일에 앞서 문화적 통일이 시급하다"고 주장.
한화갑 후보는 "햇볕정책으로 남북문제가 해결되면 한반도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삼행시로 "나는 한(韓)국에서 화(和)합을 이루는데 갑(甲)종이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려먹어라"며 동서화합과 남북화해에 앞장설 것임을 강조했다.
전국정당화·정권재창출도 단골메뉴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도 최고위원 후보들의 주요 주제였다. 또 각 후보들은 정권재창출을 위한 적격자임을 내세웠다.
이인제 의원은 대선 직전 당적 변경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오랜 염원인 전국적 국민정당 건설을 위해 합당 결심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당의 지도력을 역동성있게 만들고 김 대통령의 개혁과 통일을 뒷받침해 반드시 정권재창출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김중권 후보는 “동서화합 없이 전국정당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총선에서 표출된 최악의 영남 민심을 돌려세우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김기재 후보는 “이번 선거는 특정 기반정당으로 돌아가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기로”라면서 “영남을 빼놓고 차기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약자인 경상도를 강자가 안아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당대회 통해 강력한 지도체제 구축돼야”
‘힘있는 여당 만들기’도 강조됐다.
박상천 의원은 “앞으로 남은 개혁과제 해결을 통해 정권재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힘있는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의원은 ‘민주주의 정통세력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민족생존의 유일한 길인 개혁과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정통성 있는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세형 의원은 “총선에서 여당이 패한 것은 지도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은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성,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의원은 민주당의 일대변혁을 촉구했다. 추 의원은 “전당대회를 계기로 신선한 충격으로 국민에게 다가서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2년간 개혁입법 추진에 앞장서 온 전문가를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안동선 의원은 색다른 약속을 내세웠다.
안 의원은 ▶국민화합을 위해 영남지역 출신인 4명의 전대통령과 DJ의 대화를 마련하고 ▶박대통령 기념관 구미 건립에 대한 대구경북 시도민의 뜻을 대통령께 진언할 것을 약속했다.
저마다 “나도 TK 연고권자”
각 후보들은 대구·경북지역과의 연고를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상천 후보는 “요즘 동서화합을 많이 얘기하는데 나는 경상도 아가씨와 결혼해 아예 살고 있다”고 소개.
이 협 후보도 “처가 안동사람이고, 6.3학생 운동시 동지적인 친구들이 주로 대구 사람들이었다”고 설명하며 어려운 지역경제를 거론했다.
정대철 후보는 “영남민들 때문에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며 영남지역 대의원들을 격려하며 지지를 유도.
김민석 후보도 “여러분들은 한나라당이 깃발만 꼽아도 되는 어려운 격전지에서 싸운 진정한 1등 공신”이라고 추켜세웠다.
김중권 후보는 “총선에서 16표 차로 낙선해 낙심에 빠져 있을 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전화로‘너무 실망 마시오. 우리는 동서화합의 일을 중단해서는 안됩니다’고 격려해 다시 일어섰다”면서 “동과 서를 잇고 국민통합을 이루는데 모든 정열을 바치겠다”고 동서화합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화갑 후보는‘영남 심부름꾼’임을 강조했다. 한 후보는 “지금껏 영남으로부터 많은 민원을 받아 처리했지만 약속한 대로 단돈 1원도 받은 적 없고, 이 약속은 계속 지켜질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7명은 오는 30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로 선출된다.
영남지역 대의원 수는 전체 9천354명의 19.1%인 1천691명이며, 영남 대의원 중 대구는 219명, 경북은 452명이다.
최고위원 입후보자는 김근태 김기재 정대철 김태식 이협 정동영 이인제 추미애 박상천 김민석 정동영 한화갑 김희선 조순형 김중권 등 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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