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분위기 물씬 풍기던 지난 12월 복합문화공간 아트홀 소풍에서는 특별한 연극 무대가 열렸다. ‘내 수다가 연극이 된다-인생 행 열차’라는 제목의 연극. 이번 공연은 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하고 예꿈마을 지역아동센터의 마을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번 무대가 특별했던 이유는 전문 연극배우가 아닌 4, 50대 평범한 주부들로 이뤄진 아줌마 극단의 무대라는 점이다. 특히, 작품의 스토리 역시 아줌마들의 수다에서 출발하고 수다를 통해 완성됐다. 그동안 시끄럽고 쓸모없다고 치부되었던 아줌마들의 수다가 연극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 남편과 자식에 대한 수다가 연극 ‘인생행 열차’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요. 먼저 수다를 떨었고 ,그 수다를 글로 적었고, 그것을 모아 연극적으로 배열한 것이죠. 그렇게 수다가 연극이 되었어요.”
물론 전문배우가 아닌 평범한 아줌마들이 무대에 선 만큼 연기가 세련되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의 몸짓과 대사에는 그 어떤 전문배우도 표현할 수 없는 삶의 흔적이 뿜어져 나온다.
이번 연극 무대에 오른 조성희 씨는 “평생 연극 무대에 한번 서는 게 소원이었다”며 “마흔이 넘어 이런 기회가 오고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한다. 또 이현옥 씨는 “아줌마들의 수다가 연극이 된다고 해서 호기심에 시작한 일”이라며 “모임을 가지면서 내안에 있는 과거, 현재, 미래를 풀어놓다보니 심리치료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의 : 469-0644 / 010-2216-1286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미니 인터뷰 / 아줌마 극단 김지웅 연출가
“수다의 힘을 보여줘”
“동네 아줌마들이 연극을 해 보겠다고 모임을 꾸린 지 9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수다를 통해 각자의 아픔, 기쁨, 분노, 즐거움을 나누었고, 그 진솔한 수다를 묶어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김지웅 연출가는 함께 하는 내내 수다의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작품을 준비하는 내내 수많은 수다를 쏟아냈습니다. 웃음부터 눈물까지 롤러코스터를 타듯 감동의 릴레이가 이어졌죠. 그 과정 속에 어떤 전문 상담가도 전문 치료사도 없었지만 그 안에서는 삶을 살아갈 에너지가 솟아났습니다. 한바탕의 수다로 바뀐 것은 없지만 삶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기에 이제 다시 삶을 향해 한걸음 내딛을 수 있는 힘을 얻은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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