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의 일부분이 남의 땅위에 있는 경우가 있다. 남의 땅 위에 땅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건물 을 지은 경우가 있고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지은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동일인의 소유였다가 토지나 건물만이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도 있다.
서울의 서초동에 S빌딩은 토지의 소유자와 4년에 걸친 재판 끝에 결국 반이 철거되어 반만 남았다. 어떻게 건물의 반을 잘랐을까 궁금하지만 잘려진 사진을 보면 마치 칼로 두부를 자른 듯이 건물의 반쪽이 잘려 없어졌다.
서울 서초동의 S빌딩은 2개의 토지 위에 건축되었다. 토지 중 1개는 둘째 아들, 나머지 1개는 셋째 아들이 소유하고 있었고, 건물은 첫째가 대표이사인 법인 이름으로 지었다. 3형제가 모두 살아있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둘째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둘째의 자식들이 현금이 없어 상속세를 내지 못하자 국세청이 땅을 공매 처분하였다. 공매 절차에서 둘째가 가진 토지 위에 있는 건물은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 것임을 안 투자자들이 시세의 절반에 매수하였다. 권리 분석이 어려웠기 때문에 시세가 100억 원 가량인 토지를 46억 원에 낙찰 받았고, 건물주인 첫째 아들과 협상을 했으나 결렬되었다. 4년가량의 지루한 소송 끝에 결국 철거 판결이 내려졌고, 건물은 절반이 두부 자르듯이 잘려나갔다. 토지는 결국 제3자에게 120억 이상에 팔렸다고 한다. 매수자는 그 땅이 지하 6층~지상 11층 규모의 건물을 지었다.
위 사건의 쟁점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었다. 건물을 지을 때부터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같았다면 토지만 경매나 매매로 처분되어도 건물은 법정지상권에 의하여 보호를 받지만 위 사건에서는 건물의 건축 허가 당시에는 토지와 건축주가 동일인이었지만 건축이 20% 정도 진행된 시점에 건축주가 법인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공매로 산 사람은 7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반면 3형제는 큰 피해를 입었다. 헐리고 남은 건물을 보수해야 하고, 임대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였을 것이다. 건물이 헐리기 전에 임차를 한 은행도 전세권·임차권 등기를 했지만 땅을 점유·사용할 권한이 없는 만큼 건물을 비워주어야 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이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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