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전문의로 일반적인 피부질환과 주름이나 여드름, 잡티 등을 치료하다가 10년 전부터는 털을 제거하는 시술만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여성의 겨드랑이나 종아리를 주로 제모했지만 좁은 이마를 넓히는 이마선 교정 시술도 자주 하게 되었고 몇 년 전부터는 남자 수염을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제모도 자주 하는 시술이 되었다.
저자는 처음에는 여성의 겨드랑이나 종아리, 또는 비키니라인을 제모하는 여성전용 제모클리닉에서 근무했고 여자의사 선생님들이 시술을 맡아주시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수염제모는 간간히 지인들만 선별적으로 시술을 해드리고 있었다.
3-4년 전 인터넷상에 남자 수염을 병원에서 제모시술을 받았는데 마지막 시술 후 6개월 1년이 지나니까 다시수염이 다 올라 왔다는 내용의 글은 남자수염 제모 시술에 더 큰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실제 남자 수염이나 얼굴, 목의 털을 제거하는 제모시술을 지인이 아닌 일반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시작하게 된 시기는 공중파의 뉴스 시간에 남자 수염제모를 받고 흉터가 생긴 환자분의 인터뷰를 접하고 나서부터다.
그런데 남자 수염의 영구제모시술을 하게 되면서 예기치 못하게 “왜 남자가 수염을 영구적으로 제거하나요?” 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되었다. 어떤 분들은 이상한 남자들만 와서 시술 받고 있는 거 아니냐 라든가 그런 시술을 해주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까지도 있었다. 이런 오해는 아마도 수염으로 고생하는 남자들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실제로 수염으로 고생을 하는 남자 분들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절실하다. 면도를 하고 출근해도 직장 상사가 면도를 다시 하고 오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거나 여자 친구가 싫어한다거나 면도를 바짝 하다 보니까 피부가 엉망이 되고 모낭 염을 달고 살게 되었다고 하소연 하는 분들이다. 더욱이 이런 분들의 수염은 자라는 속도도 빨라서 아무리 면도를 하고 출근을 해도 오후가 되면 산 도적처럼 보이기 일쑤라고 말하기도 한다.
통증이 매우 심한 시술이고 꼼꼼하게 시술을 하다 보면 의사도 지치는 시술이어서 이런 시술을 과연 환자분들이 좋아할까에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시술이 끝난 분들의 만족도가 높다는데 다시 놀라고 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각자의 고민을 그런 고민을 해 본적이 없는 타인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구나 하고 생각해 본다.
JMO피부과 원장 고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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