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혁신’은 하버드 대학 석좌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내세운 경영학의 새 개념이다.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은 큰 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내며 기존의 사업체계를 계속 유지하려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완전히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소규모의 기업들이 기존의 체계를 파괴하여 혁신을 이룬다는 뜻이다.
획기적인 상품은 처음에는 거대 기업에서만 시작할 수 있고 당연히 고가에 공급한다. 따라서 극히 일부의 재력 있는 소비자만이 이용할 수 있다. 그런 중에 기술 발전과 더불어 작은 신생 기업들이 더 단순하고 값싼 제품들을 소개하면 고가의 기존 시장은 붕괴되어 결국 누구나 값싸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후발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서, 미국의 빅쓰리 같은 큰 자동차 회사나 IBM 같은 컴퓨터 회사가 사그라지고 누구나 자동차나 컴퓨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파괴적 혁신의 개념은 개인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회복을 위해서는 변화가 꼭 필요한 알코올의존의 회복에 그대로 적용된다. 알코올의존으로 바닥을 친 개인이 인생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서는,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이라며 완고하게 고집해온 기존의 자기 체계를 파괴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전히 똑같은 사업방식으로 부분적인 개선만으로 버티려는 대기업처럼, 과음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 중에는 약간의 땜질만으로 지난날 그대로 살려는 수가 흔하다.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잘 살아온 사람들, 예를 들어 안정적인 직업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더 인정받은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최소한의 변화로 얼마동안 술을 끊고 버티면 될 것으로 고집한다. 과음의 문제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나 교육을 많이 받은 이들이 회복이 더 어렵고 더딘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알코올의존은 본질적으로 진행성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면에서 문제가 터지고 결국 조기에 사망에 이르는 병이다. 삶의 전반적인 문제이고, 그래서 그야말로 획기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변혁을 위해서는 먼저 자기를 파괴해야 한다.
‘단주를 위해 직장을 그만 두거나 직업을 바꾼다. 사는 지역을 옮긴다. 술친구를 끊고 새 친구를 사귄다. 식성을 바꾸고 생활습관을 달리 한다. 목숨처럼 여겼던 가치나 원칙을 포기하고 가치관과 인생관을 바꾼다.’
이런 정도로 기존의 자기를 파괴시키고 나야, 자신의 진실에 합당한 새로운 체계로 혁신이 가능하고, 그래야만 살아날 수 있는 것이 알코올의존이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무료 상담: 강원알코올상담센터 748-5119 ww.alj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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