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예술의 전당에서는 갖가지 문화 행사가 열린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문화의 향연 속에서 가을의 풍요로움을 맞이하곤 한다. 예술의 전당의 공연 전후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식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예술의전당 부근, 한적한 서초동 주택가에 있는 ‘르페늘롱(Le F?nelon)’은 늦가을을 가장 근사하게 보낼 수 있는 클래식 프렌치 비스트로다. 10월 초에 문을 연 르페늘롱. 규모는 아담하지만 고급스러우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인테리어로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마저 감상적으로 만든다.
벌써 10월도 다가고 있다. 가을이 더 깊어가기 전에 프렌치의 맛과 멋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작고 예쁜 레스토랑에서 파리지엔느처럼.
가을에 맞는 다양한 메뉴 제공
‘르페늘롱’은 얼핏 보기엔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인테리어와 세부적인 면을 살펴보면 프랑스 1800년대 말기를 재연해 놓은 것처럼 고풍스럽다. 타일로 장식을 했고 유리창은 베벨드 글라스다. 이것은 유리를 정밀 가공해 만든 고급 제품으로 빛의 굴절에 의한 다양한 색채 변화를 줄 수 있다. 곳곳에 프랑스 느낌을 주는 소품과 다양한 화초가 비치되어 있어 무척 고급스럽다. 또한 테이블의 크기가 작은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실제로 파리의 식당에 가면 대부분 작은 테이블을 사용한다고 한다. ‘르페늘롱’ 박상준 대표는 “프랑스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면서 “이렇게 작은 테이블에 오붓하게 마주 앉아 세상사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도 재미있게 나누며 정다운 시간을 보낸다”고 말한다. 정면에 있는 테라스에도 테이블이 놓여 있는데 이곳에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한가로이 가을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 영국과 프랑스에서 8년간 공부와 일을 병행했다. 런던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요리학교인 코르동 블루의 분교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레스토랑(the Anglesea Arms, La Trompette)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그 후에 프랑스로 건너가 일을 계속 하면서 프랑스 음식과 문화를 익혔다. 그와 동시에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정치철학을 전공했으며 학업을 끝내고 귀국해 정식으로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 집 상호에 쓰이는 페늘롱 (F?nelon)은 프랑스의 대주교이며 신학자와 저술가로 프랑스 정치철학의 효시가 되는 작품을 남겼다. 이렇게 위대한 학자나 저술가의 이름을 상호로 쓰는 것은 프랑스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한다. 박 대표는 “가을이 깊어 갈수록 와 닿는 정서는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라며 “가을에 맞춰 손님들에게 다양한 프랑스 음식을 수준 높게 제공하려 한다”고 나름의 운영 철학을 말한다.
작은 접시에 섬세한 요리를 선보여
일반적으로 서양요리는 작품처럼 만들어 큰 접시에 담겨 나온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프랑스 요리법에 맞춰 섬세하게 요리하면서도 외양은 소박하게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는다. 그릇도 묵직한 무쇠솥인 미니 꼬꼬뜨(프랑스 전통 냄비), 작은 접시와 용기를 사용하는데 오밀조밀한 것이 작은 테이블은 물론이고 음식 맛과도 잘 어울린다.
점심메뉴는 오리콩피와 렌틸콩(23,000원), 해산물 리조또(23,000원), 계절야채를 곁들인 닭가슴살구이(22,000원), 토마토와 콩피 돼지안심(23,000원) 등이 준비되어 있다.
저녁메뉴는 단품 위주로 애피타이저는 20,000원 내외, 메인요리는 35,000원에서 45,000원 사이로 제공되며, 예술의 전당 공연에 맞게 ‘공연전 저녁메뉴’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11월부터는 가을과 겨울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꼬꼬트에 담긴 영계찜과 구근야채’나 생선살로 만든 ‘브렁다드’와 같은 전통적인 프랑스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한 ‘퐁당쇼콜라’와 같이 쌀쌀한 날씨와 잘 어울릴 만한 디저트 메뉴도 준비 중이다.
공연 전에 행복한 식사도 가능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7시 전후의 공연을 보려면 항상 저녁 식사가 애매하다. 미리 먹기는 바쁘고, 끝나고 먹는 것도 시간이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공연 전에 허겁지겁 식사를 하거나 아니면 식사를 하지 못해 허기진 상태로 공연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가까운 사람과 공연을 볼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좀 어려운 상대와 함께 할 때는 식사가 문제가 된다.
이곳은 예술의 전당에서 걸어서 5분 거리로 11월부터 ’공연전 저녁메뉴’를 실시할 예정이다. 오후 5시 45분부터 6시 30분까지 주문이 가능해 식사 후에 공연을 보는 것이 무리가 없다. 구성은 ‘애피타이저와 메인요리’는 45,000원 정도이며 ‘메인요리와 디저트’는 35,000원 선이다. 11월~12월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저녁 메뉴를 10~15퍼센트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예술의 전당 관객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위치 서초구 서초동 1474-9
서초3동 사거리에서 예술의 전당 삼거리를 쪽으로 가다가 메가스터디 빌딩을 끼고 우회전해서 30미터 정도 직진하면 오른편에 있다.
영업시간 점심 12시~오후2시
오후 6시부터 9시 30분(마지막주문)
공연전 메뉴는 5시45분~6시30분
주차 :가능
문의 :02-582-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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