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사는 이진숙 씨는 최근 들어 요통이 부쩍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전문의는 요통의 원인으로 복부비만을 지적했다.
“최근 5kg 정도 살이 쪘어요. 특히 뱃살이 많이 붙었죠. 몇 달 동안 애들 학교 보내고 교육 관련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 이런 저런 정보 찾느라 바빴거든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서 그런지 배가 자꾸 나오더라고요. 오후엔 밀린 살림하느라 운동할 시간도 없어 계속 방치했더니 복부비만이 심해졌죠.
막연히 컴퓨터를 많이 해서 허리가 아픈가 보다 했는데 의외로 뱃살 때문이라고 하시니 깜짝 놀랐죠.”
주부 뱃살 요통의 적신호
주부들이 남편과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다보면 정작 자신의 건강관리는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육아와 살림에 맞춰 생활하느라 운동을 할 시간을 따로 떼어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익숙하지 못해서 그런지 아이 키우고 살림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너무 짧고 버거워요. 결혼 전과 달라진 몸매 때문에 엄청 속상한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스트레스가 자꾸만 폭식으로 이어져 더 힘들고요. 살을 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고단했던 하루 일과가 겨우 끝나고 나면 이미 몸은 녹초가 돼 운동하기가 쉽지 않네요.” 결혼 4년차 최유경 씨(33)의 푸념이다.
“전업주부지만 직장인 못지않게 모임이 많아요. 아이가 셋이라 학부모 모임도 많고 동네 엄마들이나 문화센터 회원들과의 소모임도 많고요. 모임이 많다 보니 술자리도 잦고 자꾸만 과식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주부들 모임 특성상 한 자리에 앉아 오랜 동안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뱃살이 장난 아니네요.” 세 아이의 엄마 홍은주 씨(47)의 말이다.
나잇살도 무시 못 한다.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적은 양의 음식만 먹어도 예전보다 살이 찌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주부들의 뱃살이 요통의 적신호라는 점이다.
복부비만일수록 요통발생률 높아
올바른 신경외과 김태호 원장은 “비만과 요통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배가 나올수록 요통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복부비만이 심해지면 배를 떠받치기 위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상체를 뒤로 젖히게 되면서 허리의 굴곡이 심해집니다. 복부의 무게 때문에 체중이 앞으로 쏠리게 되니 요추는 점점 앞으로 향해 활처럼 휘어지게 되는 것이죠. 요추가 지속적으로 휘어지면 결국 그 힘을 감당 못해 요추에서 척추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가장 약한 부위에 디스크가 밀려 나와서 허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눌러 허리의 통증이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복부비만으로 인해 요통이 심해지면 통증으로 인해 활동이 제약받게 되고 결국 앉는 자세가 늘어나게 돼 배는 더 많이 나오게 되고 요통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김 원장은 “뱃살이 많으면 무게 중심이 척추에서 멀어지게 돼 허리디스크의 위험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배가 날씬하면 무게 중심이 척추와 가까워 척추의 부담이 줄어든다”며 “허리건강을 위해서는 뱃살을 꼭 빼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방 줄이고 허리근력 강화해야
복부비만으로 인한 요통을 줄이려면 적절한 운동을 통해 늘어난 뱃살을 빼는 동시에 근육량을 늘려 허리근력을 강화해야 한다. 허리근력을 강화하면 척추와 디스크 등을 잘 받쳐줄 수 있어 디스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근력강화 운동은 이미 요통이 발생한 경우에도 통증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어 매우 중요하다.
김 원장은 “주부들의 생활패턴을 보면 절대적으로 운동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평소 의식적으로 운동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워낙 근력이 약해진 상태인 만큼 과격한 운동보다는 걷기나 스트레칭처럼 무리 없이 늘려가는 운동이 좋다”고 말한다.
특히 주부들에게는 운동의 종류나 양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얼마나 꾸준히 지속하느냐가 관건이다.
김 원장은 “자신의 운동 능력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꾸준하게 운동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허리근력 강화와 스트레칭 같은 운동을 적어도 6개월 이상 매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허리 뒤쪽의 근육과 함께 앞쪽의 복부근육도 함께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허리 전체의 근력을 키워야만 요통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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