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8일 미국 제38대 제랄드 포드 대통령 부인 베티 포드 여사가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알코올의존에 대한 업적이 남달라, 알코올 및 약물 중독에 대한 대중 인식과 치료 증진에 대한 공적으로 1991년 대통령 자유 메달을, 1999년에는 의회의 황금 메달을 수여받았다.
그녀는 알코올의존인 아버지의 2남 1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후, 마르타 그라함에게서 현대무용을 사사받았고, 뉴욕에서 공연하기도 하였다. 어머니가 고집하여 고향으로 내려와 패션코디네이터, 백화점 직원, 댄스교습 등의 일을 하다 세일즈맨 윌리암 워렌과 결혼했으나 5년 만에 이혼했다. 그는 당뇨가 심해 그녀가 생계를 책임지고 병구완하였다. 회복하여 남편이 정상 근무할 수 있게 되자 ‘심한 반복적 학대’를 근거로 이혼했다.
일 년 후 동향의 변호사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 중인 제랄드 포드와 재혼했다. 그는 그 후 12번 연속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되었고, 하원의장이 되려는 야망에 밖으로 바삐 돌아다니는 동안 혼자 4자녀를 돌보며 내조하느라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했다. 경추염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후 감정적 고통이나 신체적 통증 때마다 진통제와 바리움 등 신경안정제를 남용했다. 점점 심해져 신경 탈진으로 2년간 정기적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1974년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나자, 부통령이었던 남편이 제38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채 두 달이 안 돼 유방암으로 근치유방절제술을 받았다. 관례를 깨고 유방이니 암 같은 꺼리는 단어들을 솔직하게 밝혀, 대중의 인식이 제고되고 유방암 검진이 매우 증가하였다. 그러나 신체적 고통에 더해 영부인으로서의 스트레스가 가중하면서 약물 사용이 늘고 음주가 더 잦아졌다.
1978년 남편이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 친정아버지와 오빠, 전 남편이 모두 알코올의존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자, 처음에는 분개하였으나 며칠 후 자발적으로 해군병원 중독센터에 입원해 자발적으로 화장실 청소도 하며 성실하게 치료를 받았다. 남편도 이때부터 평생 술을 끊었고, 그 덕분인지 93세에 사망하여 가장 장수한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퇴원 후 여성 알코올문제에 대한 대책의 필요를 느껴, 친구 파이어스톤과 함께 1982년 알코올의존 전문 기관을 설립하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티 포트 센터는 병상의 반 이상을 여성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현재는 그녀의 딸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무료 상담: 강원알코올상담센터 748-5119 ww.alj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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