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하다보면 아이가 알레르기 비염임에도 부모님들이 모르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취학 전 아이들의 경우에는 감기와 자주 혼동되기 때문이고, 학령기의 아이들에게서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알레르기 비염의 전형적인 증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달리 발열이나 목이 아픈 등의 전신 증상을 동반하지 않으며, 감기가 일주일 내외에서 호전되는 것에 반해 코 증상이 2주 이상 심하면 2~3개월 지속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취학 전 아이들은 재채기나 맑은 콧물 등의 증상보다는 알레르기 비염의 합병증인 만성부비동염으로 인해 진하고 탁한 콧물이 오랫동안 낫지 않고 지속되며,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게 되면 진한 콧물이 목에 들러붙어 가래소리가 나는 만성기침이 나타납니다.
학령기 아이들의 경우,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아침에 주로 심하고 오후에는 덜하며 보통 계절적으로 봄, 가을 환절기에 나타납니다. 이런 경우 증상만으로도 쉽게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단지 콧숨을 들이마시는 증상이나 ‘흠흠’하면서 목을 가다듬는 증상만을 반복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단지 잘못된 습관 내지는 틱 증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증상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콧속 상태를 보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콧살이 비후해져 있거나 비중격의 만곡이 심해져 코막힘이 심한 상태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주로 특정 계절과 관계없이 늘 접촉할 수 있는 실내 알레르기 원인 물질인 집먼지 진드기 등에 의해 유발되어 증상이 연중 내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에 해당되는데,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에 비해 진단이 어려우며 코막힘 증상이 상대적으로 심하고 증상 조절 또한 더 힘든 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코막힘이 수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조금씩 심해지는 코막힘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완전히 막힐 정도가 아니면 그렇게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막힘은 심한 정도가 되면 치료가 힘들어지므로 아이의 코 증상을 잘 살펴서 이상한 점이 있으면 바로 진료를 받고 조기에 치료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면역력이 약화되었을 때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평소 한약으로 체질에 따른 면역력 강화 치료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맑은한의원 강상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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