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양재2동 ''태극기 마을''

"집집마다 태극기 휘날릴 때 애국심도 쑥쑥 자랍니다"

지역내일 2011-08-29
 제66주년 8.15 광복절, 서초구 양재2동에는 집집마다 태극기가 펄럭였으며 이 모습은 장관이었다. 2009년부터 양재 2동은 ''태극기 마을''이라고 불린다. 이 동네의 22명의 통장들이 합심해 만든 ''태극기사랑 시민위원회''에서는 국경일 마다 모든 세대에 태극기가 게양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그 결과 양재 2동이 태극기 마을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저절로 생긴다고 말한다. 어떻게 해서 국경일마다 온 동네에 태극기가 휘날리게 되었는지, 그 사연을 들어보자.
 
 
 
 주민 성금으로 태극기를 마련해
 
 2009년 삼일절, 양재2동 통장들은 동네에서 태극기를 내 건 집이 얼마나 되는지 다녀보았다. 그랬더니 열 집에 한 집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태극기가 걸려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통장들은 양재2동 주민센터에 국경일에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아 주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 뒤로 22명의 통장들이 주축이 되어 ''태극기사랑 시민위원회''란 모임을 만들었다.
 
 통장들은 태극기와 태극기 꽂이를 장만하기 위해 동네를 돌면서 주민들에게 모금을 시작했다. 처음에 동네 사람들은 그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통장 대표이며 태극기사랑 시민위원회 회장인 이래익씨는 "통장들이 국경일에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주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며 "주민들은 천원이나 2천원씩 보태기 시작했으며 두 달이 지나자 4000가구가 참여해 500만원 정도의 기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렇게 장만한 태극기 꽂이를 2,200개 건물에 설치했고 이곳에 태극기를 달수 있었다. 
 
 그 이후 태극기사랑 시민위원회'' 회원들은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지속적으로 달았고 양재 2동은 명실상부한 ''태극기 마을''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9년 태극기사랑 시민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발족식을 열었을 때는 주민들이 천명 이상 모여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이 회장은 "예전에 우리가 어렸을 때는 오후 5시에 관공서나 학교에서 태극기 하강식을 했었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알게 모르게 애국심을 키웠다"면서 "요즘은 태극기를 달 기회가 없어 사람들이 무감각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양재2동 통장들은 국경일만이라도 온 동네에 태극기를 다는 것이 곧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여기고 솔선수범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태극기 게양은 무언의 나라사랑
 
 2009년 광복절, 처음 온 동네에 태극기가 걸린 것을 보고 동네 사람들은 감격했으며 환호했다. 그 뒤로 국경일마다 이곳에는 어김없이 태극기가 걸린다.
 
 지난 15일, 인근 지역에 사는 최성국씨는 자녀와 함께 이 동네를 지나다가 집집마다 태극기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자신은 광복절인데도 집에 태극기를 달지 않은 사실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최씨는 아이들에게 다음 국경일에는 우리 집에도 꼭 태극기를 달자고 약속을 했다.
 
 양재 2동 통장들은 국경일 전날 자신의 지역에 국기를 달고 있다. 이것을 지켜보는 지역 주민들은 마음속에 애국심이란 뜨거운 마음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에게도 나라를 사랑하는 산교육이 된다. 이 회장은 "아이들에게 단지 태극기를 내거는 것만으로도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면서 "어쩌면 가장 자연스런 교육"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양재2동 통장들은 태극기 마을이란 자부심을 갖고 국경일마다 양재2동 전 지역에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태극기를 달 예정이다. 그렇게 그들의 소리 없는 ''나랑 사랑의 메아리''는 전국에 울려 퍼지고 있다.
 
 이희수 리포터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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