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가장 힘든 학부모 층을 뽑는다면 이래저래 현재 중1 학생의 학부모님들일 것이다. 초등과 중등의 학습과정이 차이가 커서 아이들도 어리둥절한 가운데 국어교과서는 23종이나 된다. 거기에 갑자기 등장한 ‘집중이수제’가 덧붙여져 위 아이가 있어서 중등과정을 경험한 학부모조차도 또다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갑작스런 집중이수제
‘집중이수제’란 과목수를 줄여 학습 부담을 줄인다는 목표아래 국·영·수 외에 사회, 한국사, 기술가정, 예체능과목 등을 한 학기, 또는 두 학기에 집중적으로 이수하게 하는 제도로 올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되었다.
수많은 교육전문가들이 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듯이 집중이수제는 논란이 많이 되는 제도이다. 일단 이 제도는 국·영·수 특히 영·수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집중이수제를 실시함으로써 오히려 영·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학원의 수요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두 번째로는 도덕, 한국사 등의 과목은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교육효과를 볼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1학년 때 알아야 하고 이해할 수 있는 도덕의 개념이 있고 3학년 때 이해할 수 있는 도덕의 개념이 있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해서 3살짜리 아이에게 어른의 음식을 먹이지 못하는 것과 같다. 한국사 또한 마찬가지다. 현행 제도 아래선 1학기에 5시간씩 한국사 수업을 하는 학교도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공부해야 할 분량이 너무 많아져 역사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뿐더러 학년이 올라가면 까맣게 잊히고 만다.
셋째로 예체능 과목의 집중이수제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전인교육까지 얘기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음악, 미술, 체육은 해치워야 하는 단순한 ‘과목’이 아니다. 학습의 피로를 풀고 심신을 다시 건강하게 추스르고 균형을 잡는 보약 같은 시간이다. 그렇지 않아도 초등학교 때부터 체육시간이 적은 데 큰 불만을 가진 요즘 아이들인데 한참 표현하고 뛰어야 할 중학교 시절에 예체능을 일정한 기간에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나마 대부분의 학교에서 집중된 시간을 모두 예체능으로 할애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준비해야 한다면 독서로 하자
집중이수제가 계속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기저기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등 1학년들이 있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먼저 한국사 등 역사 과목을 생각해보자. 역사는 큰 흐름을 이해하고 그 다음에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 그리고 그 다음에 역사적 의미와 영향 등의 단계적 이해가 필요한 분야이다. 그러므로 본격적인 학교에서의 역사수업 전에 전체적인 흐름을 굵직하게 이해하는 독서가 꼭 필요하다. 내용과 화보가 모두 훌륭한 한국사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딱딱한 교과서를 보기 전에 큰 흐름을 익히면 교과서를 이해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도덕 같은 경우에도 독서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중등 교과서는 철학사에 대한 이해와 논리적 글에 대한 이해가 관건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철학자들의 논리와 개념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는 ‘철학 통조림’, ‘지혜 물고기’ 등 재미있는 책들이 많다. 초6 겨울방학이든 그 언제라도 시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때 공부라 생각하지 않고 읽어두면 나중에 교과에서 배울 때 학습적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다.
독서와 학습과정은 집짓는 과정과 같다
집을 지을 때 맨 처음에 하는 일은 땅을 고르는 것이다. 그 다음에 바닥을 단단히 하고 얼개를 세운다. 그리고 방벽을 만들고 창문을 내고 문을 달고 도배를 한다. 독서와 학습의 과정도 그렇다. 순서가 있고 단순화로부터 구체화로 나아가는 인식의 과정을 따라야 한다. 처음부터 안방을 완벽하게 짓고 그 다음 거실... 이런 식으로 집을 지을 수는 없다. 그것도 매우 짧은 시기에 말이다. 무언가 집중적으로 단기간에 했을 때 효율적인 것이 분명히 있지만 독서와 학습은 그렇지 않다. 골고루 충분하게 알맞은 시간에 걸쳐 공을 들이지 않으면 결국에 문제가 생기는 집과 같다. 제 때에 골고루 필요한 단계의 학습을 충분히 정성을 들여야 온전한 학습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가르치길 바랐던 도덕과 역사를 제대로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의 좌표 성낙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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