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삼성의 봉인가

감언이설로 대구진출- 약속이행은 나 몰라라, 대구시 대책 없이 지켜만 볼 뿐

지역내일 2000-08-21
대구에 신규사업을 펼치기 위해 교두보를 놓을 당시 삼성은 연고 기업임을 강조했다. 속된
말로 ‘간’이라도 빼 줄 듯 다가왔다. 물론 물밑에선 쉴 새없이 주판을 튕겼다. 순진한 대구시는 특혜시비에 휘말려 가면서 까지 삼성의 입장에 섰고 대다수 시민들은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4∼5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 삼성은 핑계 대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속았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삼성이 대구에 다시 진출할 당시 어떤 특혜 시비에 휘말렸고 시민들에게 무슨 약속을 했는지 살펴 본다<편집자 주="">

“제발 좀 대구로 오시오”
지난 94년 6월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다.
당시 대구와 부산은 자동차 공장을 끌어들이기 위해 끊임없는 구애작전을 펼쳤다. 대구는
다른 입주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서공단의 땅값을 대폭 낮춰 주었다. 다른 입주자들이
평당 100만원에 분양 받은 것에 비해 삼성은 50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은 자동차 공장 건설을 빌미로 대구시에 많은 요구를 했다. 공장 부근에 직원용 아파트
를 짓겠다며 공장부지 값과 같은 정도로 분양 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구시는 삼성의 요구를 받아 들였고 결국 95년 삼성상용차가 대구에 들어오게 됐다.
삼성이 자동차 진출 조건으로 주택사업의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그때 대구지역에는 소위
빅 3로 불리는 대형 주택회사들이 건재해 있었고 우리 나라 유수의 주택건설회사들 조차 대
구를 공략하지 못할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

실리 챙겨 대구 입성한 삼성
5년이 지난 지금, 삼성은 상용차 뒷편에 3000여 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만들어 대부
분을 시민들에게 팔았다. 싸게 분양 받은 땅을 비싸게 판 것이다.
대구시와 한참 협상을 벌일 즈음 삼성은 대구시 중구 덕산 재개발 지구에 삼성프라자빌딩
신축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이때 나타난 특이한 일은 터파기 공사만 수 년째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삼성상용차 대구진
출이 확정되자 24층 높이의 빌딩은 빠르게 올라갔다. 당시 ‘덕산 재개발지구 규약’에는
건물의 높이를 12층으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모 건설회사 간부는 “삼성이 그 곳(덕산 재개발지구)을 매입할 때 6∼12층 짜리 신세
계 백화점을 지을 것이라고 전해졌지만 계획이 변경됐으며 이는 삼성상용차 대구진출과 연
관이 있을 것”이라고 귀뜸해 주었다.
자동차 진출과 관련한 대구시와의 협상과정에서 프라자 빌딩의 높이까지 완화해 줄 것을 요
구했다는 추론을 낳는 대목이다.
삼성상용차는 다른 계열사에 갖가지 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대구에 들어왔지만 자동차업계
구조조정과 맞서 겨우 버텨가고 있다. 그래서 대구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
다. 이마저도 프랑스 르노사에 매각되는 운명을 맞았다.

삼성을 끼지 않으면 관급공사 못한다
최근 몇 년간 대구지역 대형 관급공사 수주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이 독식하다시피 했다.(자
세한 기사는 다음호에 게재 예정)
삼성의 시공능력 등이 뛰어났고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추거나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도 있지만 특혜의 의혹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대표적인 예가 97년에 있었던 성서과학단지 조성사업이다.
토지조성과 4차선 도로 개설 등 2개 사업이라는 공고까지 마친 대구시는 한 개 공사로 계획
을 바꿨다.
대구시는 이렇게 해서 총 공사비가 500억 원이었던 이 사업 입찰 자격을 250억 원 이상 공
사 실적이 있는 업체로 제한했고 결국 삼성에서 낙찰받았다.
이에 대해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에 사업권을 주기 위한 명백한 편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모 건설업체 관계자는 “입찰자격은 총 공사비의 4분의 1 또는 10분의 1 정도 수준으로 응
찰업체를 제한 하는게 일반적이지만 그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 관계자는 “그때 지역업체들이 대구시에다 굳이 2분의 1 실적으로 자격을 제한하려면 공
구를 분할해 달라고 까지 요구했으나 끝내 묵살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요즘 지역 건설업체 사이에서는 삼성을 끼지 않으면 대구시가 발주하는 관급공사에
참여할 수 조차 없으며 참여해도 지역업체는 삼성의 협력업체로 전락했다는 넋두리가 퍼져
있다.

공장용지를 상업용지로
대구시의 특혜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제일모직 부지의 상업용지 변경이 그 것이다.
당시 삼성은 대형 판매매장인 홈플러스를 짓는 대신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홈플러스는 대구민의 열화같은 성원으로 할인점 가운데 전국 1위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삼성은 그러나 지난해 5월 영국 자본인 테스코에다 홈플러스를 팔았다. 매각당시 지분률이
테스코 51대 삼성 49였으나 8월 현재 80대 20이다. 껍질만 삼성인 셈이다. 이 사실을 아는
대구시민은 극소수다.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테스코가 지역에서의 삼성 인지도를 알고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
신 일정의 로얄티까지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페라 하우스는 감감 무소식이다.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을 만들어 격조높은 도시
를 만들겠다는 헛말만 남긴 채 그냥 그대로다.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옛날 제일모직 자리에선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1천500석을 갖춘
대구오페라 하우스가 들어서 있고 국제적인 오페라가 상연되고 있어야 한다.
제일모직은 지난 98년 3월17일 기공식을 한 뒤 아직까지 삽 질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지
난 2월에는 3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02년 완공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했지만 거짓말이
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삼성, “우리 탓만은 아니다”변명 급급
삼성상용차 관계자는 “그룹 전체 차원에서 특혜를 받았는지 몰라는 상용차는 그렇지 않
다”며 “우리는 정상적인 가격으로 공장 부지 18만2천 평을 매입했으며 지금까지 아무런
특혜도 받지 않고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홈플러스도 곡해라고 강변한다. 홈플러스의 매각은 정부 방침을 따랐을 뿐이라는 것.
이호욱 홈플러스 부점장은 “월마트나 까루프 같은 대표적 다점포 매장과 승부하기 위해서
외국자본의 유치가 불가피했다. ‘정말 울며 겨자먹기’ 였다”고 강변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칠곡과 성서에 2. 3호점을 만들 계획으로 있으며 이 역시 테스코와 합자
형태를 띄게 된다.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담당하고 있는 제일모직도 할 말이 있다. 정말 잘 만들고 싶었는데
IMF가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제일모직 홍보팀 박문재 과장은 “그룹차원에서 공사를 하려 했다. 그런네 여의치 않아 모직이 사업을 떠 안았지만 지난해까지 적자여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변명한 뒤 “현재 다시 계
획을 짜고 있으며 조만간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대구 유선태 기자 yous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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