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로 일컬어지는 대한민국 20대의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롭지도 충격적이지도 않다. 대학의 캠퍼스에서는 낭만이 사라지고, 그 어느 때보다 학점관리와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는 소위 단군 이래 가장 ''부지런한''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정의가 이루어지는 사회가 아니다.
오는 8월 23일부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보이체크>는 2011년을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1836년 독일의 한 가난한 청년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다. 사회의 모순과 인간 소외의 문제를 그린 <보이체크>의 연출가는 유럽과 북미에서 셰익스피어를 포함한 뛰어난 고전작품 해설가로 정평이 나 있는 폴란드 연출가 타데우시 브라데츠키이다. 러시아에 최초로 <보이체크> 공연을 소개한 연출가이기도 한 브라데츠키는 이번 공연에서 의사와 대위가 대표하는 권력과 착취의 세상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그리고자 한다.
가족과 사랑은 보이체크에게 있어서 절대선이고, 그를 인간으로 만드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하지만 그것을 빼앗겼을 때 그는 모든 인간세계의 질서와 도덕을 파괴하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현대가 만들어내고 있는 사회적 범죄자, 가장 하등한 인간, 보이체크인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여타의 <보이체크>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두 명의 인물이 나온다. 이들은 이른바 이 공연의 흥행사들이다. 그들은 자칫 무겁게만 보일 수 있는 <보이체크>에 생기와 유머, 페이소스를 끌어낸다. 관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이 공연이 단지 무대 위에 벌어지는 가공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관객 개개인과 소통하고, 그들과 아픔을 같이 하고자하는 숨 쉬는 공연임을 보여준다.
8월 23일 ~ 9월 10일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 문의 02-3668-0007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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