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여름방학계획 가이드

올 여름방학 Plan-Do-See로 역전의 발판 마련하자

스스로 계획 세워 시간관리, 생활관리, 학습관리

지역내일 2011-07-18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방학 때는 아침 일찍 서둘러 학교에 가야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생활리듬이 깨지기 쉽다. 긴장이 풀어져 밤늦게까지 이것저것 하다보면 일어나는 시간은 저절로 늦어져 짧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다보면 방학 시작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은 어느덧 사라지고 순식간에 개학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이젠 이런 허망한 방학을 되풀이 하지 않을 방법이 있다. 너무나 상식적인 방학계획 세우기이다. 이번 방학에는 과욕을 버리고 승산 있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 하루하루 실천하다보면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성적 역전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EBS ''공부의 왕도'' 정영미 제작팀장과 함께 초·중·고 학생별 방학계획에 대해 짚어봤다.


초등학생 - 학습관리보다 생활관리가 방학계획의 핵심
초등학생에게 방학은 학기 중에 하기 어려웠던 계획표 세우기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지키는 실천력을 실험하는 시간이다. 우선 구체적인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초등학생이 계획표에 놀기, 책읽기, 공부하기, TV보기 등 ''무엇''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운다. 이는 보다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가령, ''놀기''는 ''친구와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하기''와 같이 ''어떻게''할 것인가를 생각해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또한 1주일 단위로 노는 시간 활용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정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노는 것도 절도 있게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책읽기의 경우도 하루에 몇 시간을 읽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하게 한다. 가령 하루에 1시간이라고 하면 3일 정도 지켜본 후 하루 평균 몇 쪽을 읽었는지 계산해 아이의 1시간 독서량을 파악한다. 이를 기초로 이번 방학에 10권의 책을 읽을 것인지 15권의 책을 읽을 것인지 정할 수 있다. 이때 책 제목도 함께 정하도록 한다. 독서 계획은 금요일까지 세우고 주말에는 독서록을 작성케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막연한 계획이 아닌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아이가 계획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체험하면 아이의 실천력과 집중력은 확실히 달라진다.
초등학생의 방학관리에서 부모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아이가 방학 초에 세운 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 중 절반 이상은 부모에게 있다. 초등학생들은 진심으로 계획대로 움직이고 싶어 하기 때문에 아이와 정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음악회를 가기로 했다면 반드시 가야하며,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면 집안에 일이 생겨도 아이를 재워야 한다. 계획에 대한 부모의 단호한 모습을 통해 아이는 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중학생 - 공부 욕구 100퍼센트 충전 계획, 약속 지키는 훈련 필요
중학생은 학습관리와 생활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많은 중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선행학습을 하는데, 공부는 자신의 필요와 욕구가 생길 때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따라서 방학 중 학습관리의 핵심은 공부에 대한 필요와 욕구를 100퍼센트 충전하는 데 있다. 즉,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 될까. 아이에 따라 기초 다지기, 심화학습, 다양한 공부방법의 연습, 반복학습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부의 재미는 본인이 몰랐던 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깨닫고, 확실하지 않더라도 내 실력이 늘고 있다고 느낄 때 얻어진다. 예를들어 기초 반복 학습을 통해 예전에는 계속 틀렸던 수학문제가 풀렸을 때 시원하고 통쾌한 마음을 갖게 된다. 지난 학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 나가려고만 하지 말고 차라리 기초를 다지는 것이 좋다.
방학이라는 시간에 대해 아직은 기대와 꿈을 갖고 있는 중학생이기 때문에 특별한 공부 방법을 권해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를 외우는데 텝스나 토익 관련 단어집을 사서 공부하도록 해본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단계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처럼 느껴 매우 좋아한다.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합동 작업을 통해 언어 단어장을 만든다든지, 독서 토론을 진행하는 것도 시도해봄직하다.
중학생의 생활관리는 참 어렵다. 방학 중에 시간을 스스로 정하고 시간 약속을 지키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생활까지 무너진다. 공부하는 시간, 친구 만나는 시간, 게임하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스스로 정하도록 하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어떤 벌을 받을 것인지도 스스로 정하도록 유도한다. 시간 약속을 어겼을 때는 부모가 강력하게 대처하고 한 치의 양보도 하지 말아야 훈련이 된다.
가령 3일 동안 열심히 공부하다가 4일째 되는 날 친구 만나러 나가서 약속보다 1시간 늦게 돌아왔다. 아이는 갑자기 비가 와서 버스가 늦게 와 어쩔 수 없이 늦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약속을 어긴 대가는 치러야 한다. 비가 오면 비에 대처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자기주도학습에서 이야기하는 문제해결능력이다. 만약 아이가 시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지 않는 버스 대신 빗속을 뛰어서 집에 돌아왔다면 칭찬해 줘야한다. 부모의 확실하고 진심어린 칭찬은 평생토록 아이의 가슴에 남게 된다.


고등학생 - 실천 가능한 학습 계획 세워 공부의 질을 높인다
당장 성적향상이 급한 고등학생의 경우는 방학이라 해도 학습 관리에 집중하게 된다. 방학기간에는 자기만의 공부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므로 학기 중과 달리 철저한 시간관리가 요구된다. 주어진 하루 24시간 중 10~15시간을 학습에 쏟아 붓기 때문에 학습을 관리하면 저절로 생활관리가 된다.
학기 중 일일계획이 예습과 복습 위주의 공부였다면 방학 공부는 기초면 기초, 심화면 심화에 마음껏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따라서 폭넓은 자기 점검과 장기적 계획 아래 공부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방학계획을 세울 때는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지 깊이 고려해야 한다. 과욕으로 거창한 계획을 세우면 실천이 쉽지 않고 그만큼 실패 확률도 높아진다.
그럼 실천 가능한 방학계획은 어떻게 짜야 할까. 우선 아무리 욕심이 난다 해도 하루 종일 공부만 하게 돼 있는 계획은 실패 확률이 높다. 무리한 계획은 부족한 계획보다 못하다. 적어도 실천력이 50퍼센트 이상 되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공부의 양보다는 질을 높이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실질적인 공부가 되도록 해야 한다.
장시간의 학습에 따른 지루함을 덜기 위해서는 각 과목별 공부를 위한 시간과 이들 공부를 도와주는 주변 공부시간을 나눠서 배치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언어의 경우 교과서와 참고서를 통해 공부하는 시간과 언어의 기본적인 실력향상을 위한 독서와 단어장 만들기 시간을 구분하는 것이다. 방학을 이용해 각종 문학 작품을 읽고 독서록을 써보는 것도 좋으며, 영어 단어장을 만들 듯이 언어 단어장을 만드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된다.
제대로 공부해보겠다고 방학 내내 집안에만 있는 것은 효율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같은 자리에서 하루 7~8시간씩 꼼짝 않고 공부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어려운 일이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학교 자습실이나 도서관, 집 등으로 공부하는 장소를 바꿔보는 것도 집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방학 중에 나타나기 쉬운 게으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사시간을 정해 놓고 규칙적으로 따르다 보면 어느새 생체 리듬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반드시 휴식시간, 체력단련시간 등도 정해놓는다. 충분한 휴식이 다음 단계 공부를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공부 계획표 작성 시 주의사항>
1. 계획표는 나만의 스타일로 만든다.
계획표는 내가 보기 편하고, 쓰기 편하고, 이용하기 편리하면 된다. 직접 만들어도 좋고 시중에서 팔고 있는 플래너를 구입해서 사용해도 좋다. 계획표는 양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중요하다.

2. 계획표에는 점검하고 반성하는 코너를 삽입한다.
계획표에는 공부시간, 공부할 과목, 공부할 분량과 더불어 계획을 제대로 실천했는지 점검하는 코너가 있어야 한다. 점검은 보통 0~100으로 환산해서 실천 정도를 기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일 계획표의 마지막에는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을 경우 반성 멘트를 기록할 수 있도록 한다. 반성은 똑같은 잘못을 막아주고 공부 의욕을 북돋아 주는 중요한 도구다. 

3. 계획표는 절대 불변의 지침서가 아니다. 변경을 두려워하지 말자.
시간과 정성을 들여 멋진 계획표를 만들어 놓고 계획표가 변경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이 있다. 계획표는 변경되기 위해 존재한다. 매 시간 계획에 맞춰 공부를 하고, 결과를 기록하고,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다음 시간에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 들여다보면서 계획표는 너덜너덜해지는 것이 정상이다. 

4. 모든 계획표는 버리지 말고 모아둔다.
이미 사용한 계획표를 폐기 처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계획표는 차곡차곡 모아두어야 할 자료이다. 예상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 자꾸만 계획이 지켜지지 않을 때 나의 문제점을 계획표를 통해 점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주도학습에 있어서 계획표는 공부의 나침반이다.

5. 작게 시작해서 크게 키워라.
공부 올인 스타일의 무리한 계획은 하루 이상 가지 못한다. 지킬 수 없는 계획인 줄 뻔히 알면서 무리하게 계획표를 만들어 놓고 흐뭇해하는 어리석은 짓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소심한 계획표를 짜고 하루 이틀 진행하면서 차차 공부 시간을 늘려나가자.

6. 계획표를 사랑하라.
처음에는 계획표를 잘 가지고 다니지만 며칠 지나 실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구겨 버리거나 어디에 뒀는지 모르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다. 공부하기 싫어질 때마다 계획표를 미워하고, 타박하고, 버리는 일이 벌어진다. 명심하자. 계획표를 미워하면 결코 자기주도학습을 진행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항상 곁에 두고 쳐다보자. 계획표에 대한 사랑이 곧 공부에 대한 사랑이다.


도움말  EBS ''공부의 왕도'' 제작팀장, 정영미 방송작가
참고도서 『학원 끊고 성적이 올랐어요』, 정영미, 메디치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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