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순서
1회: 여름방학, 고전 장편을 읽자!
2회: 초6, 중1 ''세계''를 읽자! (세계사, 세계문학, 세계화)
3회: 집중과목 이수제, 사회- 독서로 준비하기
4회: 중등, 비문학 제대로 읽는 방법 알아야 한다.
사람의 일생동안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시기는 개인마다 물론 다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의 대략적인 교육과정에서 보면 지적이든, 시간상으로든 책을 가장 많이 읽을 수 있는 시기는 약 초등 5학년에서 시작하여 중등 2학년 정도까지인 듯하다.
참외밭 원두막과 책의 추억
방학을 맞이하면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이 시기에 꼭 읽어야 할 필독 교양서들을 읽고 부쩍 성장(?)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것은 바람일 뿐이다. 아이들은 사실 학기 중보다 더 많은 영어, 수학 학원특강에 다녀야 한다. 아이들은 대놓고 방학이 학기 중보다 더 싫다고 말한다. 방학 중 스케줄이 더 빡빡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방학동안 생각의 깊이와 폭을 더하기 위한 독서를 하기를 원한다면 과감하게 시간을 내 주어야 한다. 지금 학부모들이 그만한 나이였을 때를 생각해 보면 우리는 여름방학동안 외가의 원두막이나 마당의 평상에서 참외나 수박을 먹으며 세계의 고전 명작을 읽었다. 상상력은 고대 신화 속 동굴을 헤매기도 하고 중세 기사가 되어 숲 속과 수도원을 거닐기도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으며 줄리엣이 된 슬픔과 환상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갈매기의 꿈을 읽으며 왠지 모를 설렘과 벅참을 느끼기도 하였다. 아이들에게도 그럴 기회를 주어야 한다.
고전, 꼭 읽어야 할 시기 따로 있어
이렇든 저렇든 예나 지금이나 여하튼 방학은 ‘독서의 계절’이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시기 아이들은 꼭 고전 인문학을 통해 자신의 마음깊이 들어가 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독서를 통해 얻는 자양분은 부모도, 교사도 줄 수 없으며, 시기가 아니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청소년기에 고전을 꼭 읽어야 하는 것은 성장 호르몬이 나올 때 잠을 충분히 자거나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키가 크는 원리와 같이 알맞은 때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사고력이 한참 커지고 있을 때 인류정신의 고양(高揚)의 결과인 고전을 읽는 것은 정신의 크기를 키우는 일이다. 음식 중에도 배만 채우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 있고 정신과 몸을 맑게 하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책도 그러하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와 나의 문제, 그것에 임하는 여러 가지 인간의 모습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인간의 이성이 닿을 수 있는 다양한 지점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고전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가장 주의할 점은 스스로 골라 읽는 책이어야 한다. 스스로 골라 읽는 책은 다소 어렵더라도 아이들 수준에서 이해한다. 하지만 억지로 수준 높은 고전을 읽히면 책에 대한 이해를 잘 못할뿐만 아니라 고전인문학에 대한 반감을 갖게 한다.
장편읽기를 통해 생각의 폭 넓이기
방학동안 또 하나 시도해 볼 것은 ‘장편읽기’이다. 요즘 아이들은 워낙 시간이 없어서 토지,장길산 등 장편은 아예 엄두도 못내고 다이제스트로 요약해 놓은 요약본을 읽기 일쑤다. 결론부터 말하면 요약본으로 읽은 장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장편은 이유가 있어서 장편이다. 큰 역사적 물줄기 속에서 사회와 인간의 일생이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가를 다루는 거대한 설계에서 다이제스트로 기둥만 본다는 것은 아무것도 읽지 않은 것과 같다. 장편역사 대하소설 한 질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은 역사, 사회, 심리학, 지리학 등을 총망라한 종합학문세트 같은 것이다. 방학 내내 어떤 훌륭한 작가의 장편에 빠져 지내는 것은 하나의 세상을 한번더 살다온 것 같은 경험과 통찰을 주는 일이다.
마르지 않는 우물, 독서
이런 생각을 하면 요즘 아이들에게는 미안하기 짝이 없다. 책을 읽을 시간은 절대적으로 주지 않으면서 교양 있고 생각의 폭이 넓은 멋진 아이들로 자라길 바라는 것은 옳지 못하다. 독서가 마치 하나의 과목처럼 홀대받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이들이 소설책을 들고 뒹굴거리는 시간을 부모는 기다려주어야 한다. 청소년기에 읽은 고전인문학과 장편대하소설들은 아이들이 컸을 때, 고민과 어려움이 닥치는 순간마다 돌아와 마시고 가는,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우물을 마련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생각의 좌표 성낙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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