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여유로운 사찰-길상사

맑고 향기로운 곳에서 청명한 하늘을 보다

열린 공간 ''침묵의집''에서 마음의 평화를 다스리며

지역내일 2011-06-23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덧 여름이다.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마지막까지 기거하면서 우리들에게 참인간이 되기를 가르치고 소망하셨던 ''길상사''. 지난 주말 남편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녹음이 우거진 푸른 숲과 예쁘게 손질된 꽃들, 그 안에 녹아있는 여유로움과 맑고 아름다운 향기가 삶에 지친 우리를 어루만져 주는 듯 했다.




 고급요정 ''대원각''이 ''길상사''로 탈바꿈


언젠가 한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 육신마저 버리고/ 훌훌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법정스님 『무소유』중에서)


지난해 3월 법정스님이 입적하신 뒤, 그 분의 발자취가 회자되면서 조용하던 성북동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길상사는 그리 크지 않은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쉴만한 공간이 많아 불자들 외에도 근처 직장인이나 일반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길상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사찰로, 삼각산 남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수필작가였던 법정스님이 1997년 12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회주(會主: 법회를 주관하는 법사)로 주석했던 사찰이기도 하다. 이곳은 제3공화국 시절, 밀실정치의 현장이었던 고급요정 대원각을 소유주 고 김영한(1916 ~1999, 법명 길상화)씨가 법정스님에게 시주하면서 사찰로 탈바꿈했다.




시민운동 ''맑고 향기롭게''의 근본도량


김영한씨는 16살 때 조선권번에서 궁중아악과 가무를 가르친 금하 하규일의 문하에 들어가 진향이라는 이름의 기생이 됐다. 월북시인 백석(1912-1995)과 사랑에 빠져 백석으로부터 자야(子夜)라는 아명으로 불린 그는 한국전쟁 이후인 1953년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해『백석, 내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는 이름』,『내 사랑 백석』등의 책을 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따라서 이곳에는 기생 진향과 시인 백석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진향과 법정스님과의 인연, 또 법정스님과 김수환 추기경과의 아름다운 영혼의 교류 등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1995년 6월 13일 법정스님에 의해 대한불교조계종 송광사 말사인 ''대법사''로 등록되었고, 1997년에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어 재등록했다. 일부 건물은 개?보수했지만 대부분은 과거 대원각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시민운동 ''맑고 향기롭게''의 근본도량으로 해마다 5월이면 봉축법회와 함께 장애우, 결식아동, 해외아동, 탈북자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개최한다. 경내에는 극락전, 지장전, 설법전 등의 전각이 있으며, 행지실, 청향당, 길상헌 등의 요사가 존재한다.




찻집 ''나누는 기쁨''에서 차 한 잔을 음미하며


입구에 들어서니 극락전이 보인다. 대웅전이 없는 길상사에서는 극락전이 아미타부처님을 봉안한 본법당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극락전 앞 돌기둥에 앉아 본당을 바라보니 모든 시름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범종각과 한 쪽 길모퉁이에 천주교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만든 석상, 관음보살상이 눈에 띈다. 대규모의 설법이 이루어지는 설법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주불로 모셔져 있다. 길을 따라 들어가니 숲속에 능인당, 죽림당, 반야당, 육화당, 보시실, 지계실, 인욕실, 지혜실 등 사중스님 처소가 모여 있다. ''침묵의집''이라는 푯말 아래에는 ''이곳은 누구나 명상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라고 적혀있다. 원하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참선방인 것이다.


지장보살님을 주존으로 모시고 있는 지장전과 그 아래의 불교서적을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도 둘러보았다. 뒤편으로 돌아가니 어른스님들의 객실이나 접견실로 사용되는 행지실이 보였다. ''나누는 기쁨''이란 사찰 내 찻집에서 차 한 잔을 음미했다. 기와지붕에 통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의자가 깊은 산속의 오두막을 연상케 해 그냥 앉아만 있어도 행복했다.




위치-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 셔틀버스 이용


        (6번출구 500미터 전방 동원마트 앞, 가로등에 길상사 표지판 있음)


문의- 오전 4시~오후 8시 입장 가능


       (02) 3672-5945~6, www.kilsangsa.or.kr




TIP/ 주변 맛집


*강촌쌈밥- 구수한 밥과 싱싱한 쌈채의 조화 (02) 766-2557


*성너머집- 삼계탕과 닭볶음탕, 특히 삼계탕 국물 맛이 일품  (02) 764-8571


*성북동 누룽지백숙- 누룽지 백숙과 메밀수제비가 유명한 곳 (02) 764-0707


*봉 파레트-유럽 스타일의 가정식 요리 전문점 (02) 766-0827


*라뷔뜨- 깔끔한 맛의 이탈리안 푸드 (02) 763-0400


*죠셉의 커피나무-핸드 드립 커피전문점 (02) 741-1060


*성북동 ANDO- 엔틱 갤러리 카페 (02) 765-0252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