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살얼음을 걷는 기분일 것이다. 특히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거나 혐의를 벗기 힘든 경우에는 더욱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경우 수사를 종료시키는 간단명료한 사유가 하나 있다.
바로 피의자의 사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하면서 그에 대한 수사가 바로 종결되었다. 최근 모 대학 총장이 자살한 채 발견되었다. 피의자가 사망하면 수사기관에서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한다. 공소권 없음 처분은 검찰이 내리는 불기소 처분의 하나로, 피의자의 사망 또는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없을 경우 내리는 결정이다.
최근 자살한 대학 총장의 유서에는 “안타깝고 슬프다.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나가기 어려울 듯하다. 그 동안 너무 쫓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 모두 내가 소중하게 여겨온 ‘만남’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만남과 단순한 만남 주선의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최근에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으나 법정구속이 되지 않는 분과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그 분은 왜 공무원들이나 피의자들이 생을 포기하고 자살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럴 때마다 비유적으로 얘기한 것이 무인도 이야기이다. 만약 당신이 무인도에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 보라고 한다. 무인도가 사회와 다른 점은 다른 사람들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명예나 수치스러움을 느끼지 않게 된다. 무인도에서는 남을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려 사람을 모두 잃고 명예와 재산을 잃고 감옥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가장 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주변 사람들이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이다.
이런 생각이 극에 달하면 자살까지 결심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명예와 신용, 재산에 대한 애착이 있지만 이것이 너무 지나치면 자신의 생과도 바꿀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이를 예방하는 것은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남이 뭐라고 하든지, 재산을 모두 잃던지, 손가락질을 하고 모욕을 하더라도 결국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하고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자살에 대한 생각은 사라질 것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이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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