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명지병원 증축을 둘러싼 주민요구와 병원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분쟁
이 악화일로에 빠졌다. 병원측은 주민을 위해 학생 통학로 설치와 장례식장 완전 지하화를
계획하고 있지만, 주민은 증축 완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8일 인근 달빛 3단지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달빛마을 3단지 주민들은
아파트와 50미터 거리에 있는 명지병원 증축이 생활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명지병원 증축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천상권)는 28일 명지병원 앞 항의시위에서 "증축되는
병원건물은 마주보고 있는 310동과 비슷한 높이로 조망권과 일조권이 침해될 것"이라며 "즉
각 병원 증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명지병원 배장열 총무부장은 "덕양구에 종합병원 하나 없다. 주민 입장에서는 환
영해야 할 일"이라며 "병원 증축이 주민 생활에 피해를 입힐 일이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
다.
대책위에서 주장하는 증축 반대의 또 다른 이유는 주차문제. 대책위는 대형 병원으로 인한
주차전쟁이 인근 아파트 단지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상권 위원장은 "일
산백병원이나 일산병원과 병상 규모가 비슷한 점에 비해 주차장 규모는 절반에도 못미친다"
며 주차대란을 지적했다.
대책위 자료에 따르면 일산 백병원 주차공간은 582대, 일산병원 주차공간은 1213대, 국립암
센터 1111대인데 비해 명지병원 주차공간은 332대로 인근 병원에 비해 명지병원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명지병원측은 "교통영향평가까지 받았고, 주차장을 2층으로 높여 주차문제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3단지 주민의 집단행동을 같은 단지 내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주민은 "실제 310동 외에는 병원 증축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대책
위에서 집회에 나오지 않는 집은 2만원씩 벌금을 내야한다고 말해 억지로 나가는 사람이 태
반일 것"이라고 밝혔다. 명지병원 배장열 부장은 "최근 러브호텔 문제로 주민 불만이 높아
진 것은 알지만, 병원 증축까지 주민 반발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며 "주민 집단행동이 자칫
집단 이기주의로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경기도의원은 "주민 집단행동이 어디까지 정당한가에 주민 스스로 진지하게 되짚어볼 필
요가 있다"고 말해 달빛 3단지 주민들의 집단행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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