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기획 ''내 자서전 쓰기''

내 책에 나만의 특별한 인생을 담아보기

인생을 정리하며 기억력 개선과 심리치료의 효과 있어

지역내일 2011-04-28

노인들에게 "그동안 어떻게 사셨어요?"라고 물으면, 간혹 "내가 살았던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열권도 더 될거야"라는 대답을 듣는다.   우여곡절이 많은 삶을 살았던 노인일수록 기막힌 이야기보따리가 많아 ''책으로 쓸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는 사람들을 보면 지명도가 있고 성공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삶이 평범한 사람들은 자서전을 쓸 수 없을까. 최근 개포동에 있는 강남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강남구 노인 자서전 발간 프로젝트''라는 멋진 주제로 16주 과정의 ''노인 자서전쓰기 강좌''가 열려 화제다. 이 강좌를 듣는 수강생들은 강사의 지도에 따라 자서전을 쓰기 위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있다.


''자서전 쓰기'' 전문 민경호 강사는 "노년에 자서전을 쓰면 과거를 기억하려고 노력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며, 또 피하고 싶었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심리 치료의 효과도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언제나 쓸 수 있는 자서전


사람들은 보통 자서전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서전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 하고, 남에게 귀감이 되거나 업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그 사람의 이야기가 교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민 강사는 "자서전은 그렇게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정체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다"며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청소년기 이상의 연령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자서전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시기는 사실상 직장을 은퇴하는 시점이다. "이때 쓰는 자서전은 인생을 정리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중간평가를 해 볼 수 있어 남은 인생도 계획할 수 있다"고 민 강사는 강조한다.


자서전 쓰기 강좌를 수강하는 오철진(74)씨는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라고 생각하고 자서전 쓰기에 참여했다"면서 "이전에 죽음준비학교에서 간단하게 써봤던 경험이 있는데 이번엔 제대로 써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에서 출생해 청소년기를 그곳에서 보냈다는 이순임(81)씨는 "내 나라를 잃고 남의 나라에서 살았던 그 시절, 부모 형제와 함께 지냈던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자세히 쓰고 싶다"고 말했다.  


민 강사는 "노년기에 자서전을 쓴다고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자서전을 쓰는 노인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라고 말한다.




심리치료와 기억력 개선에 효과


민 강사는 사람들이 자서전을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노인들은 ''심리적인 치유''와 ''기억력 개선'' 이라는 두 가지의 변화를 보인다. 


자서전을 쓰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기억력을 동원해야한다. 이러다보면 자연스레 두뇌활동을 하게 되고 기억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노인들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한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경우에는 그것을 숨기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피하기보다는 그 기억에 정면으로 맞서 ''치료''라는 단계까지 끌고 가는 것이 좋다. 결국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마음속에 담고 있던 자신의 이야기를 ''발설''하게 된다. 발설하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와 후련함을 체험하게 된다. 누구나 살면서 겪는 트라우마(심리적 외상)가  있는데 이것을 글로 써보면 자연스레 마음의 치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내 인생을 솔직하고 사실대로 표현해야


자서전은 자신의 인생을 솔직하고 사실대로 써야 그 가치가 있다. "살아오면서 부끄러운 이야기, 밝히기 어려운 과거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이 모두 나의 일생인데 좋은 이야기만 쓰면 거짓이고 가식입니다"라는 민 강사의 말에 노년의 수강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이 자서전을 쓰는 데에는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 과거를 기억해 내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자서전을 글쓰기로 접근하지 말고,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민 강사는 조언한다. 과거를 기억해 내려면 이야기 거리가 되는 자료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을 활용하거나 연관된 장소를 찾아가 보는 것도 기억에 효과가 있다. 이렇게 하면서 생각나는 것들은 그때그때 사소한 것까지 메모해둘 필요가 있다. 쓰는 것이 어려우면 육성 녹음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글을 써보지 않았던 노인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글쓰기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일기를 많이 써보는 것이 좋다. 또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수필형식으로 써보는 방법도 있다. 서술하는 방식은 세월에 따라 순서대로 쓰는 방법이 있으며, 사건별로 정리하기도 한다. 이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가능하면 남이 쓴 자서전을 많이 읽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이희수리포터naheesoo@dreamwiz.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