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로 시작해 공부로 끝나는 것이 일과가 되면서 아이들은 하루종일 책을 끼고 산다. 그런데 그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설득력 있게 써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지어는 남의 이야기나 글의 의미조차 파악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술논술형, 구술면접의 확대, 입학사정관제’라는 현실은 더 진화된 독서능력을 요구한다. 성낙진 원장과 함께 힘이 되는 독서에 대해 4회에 걸쳐 들어본다.
연재순서 :
1. 독서독해 잘해야 국·영·수, 잘 할 수 있다
2. 책, 어떻게 읽어야 제대로 읽는 것일까?
3. 초등 독서논술학원, 오히려 독서에 대한 흥미 떨어뜨린다?
4. 서울대 수시논술 폐지, 더 이상 책 읽을 필요 없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논술 시험을 실시하지 않거나 전형 비중을 축소하는 대학은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입학사정관제를 대표적인 대입 전형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제일 먼저 서울대가 내년 수시모집에서 논술 고사를 전면 폐지한다는 발표를 했다.
서울대는 그동안 수시모집 가운데 ‘인문계열 특기자 전형’에서 논술 고사 성적을 반영했다. 하지만 앞으로 논술이 폐지되면 서류와 면접만으로 수시모집 최종합격자를 선발하게 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서울대 입학생 10명 중 7명은 논술을 치르지 않고 입학하게 된다. 서울대에 이어 몇몇 대학들도 논술전형을 축소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논술 시험이 교육 방식까지 바꾸는 획기적인 대입 제도라고 광고하던 게 불과 몇 년 전인데 그 사이 다시 정책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매년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입시제도이다. 백년대계는커녕 1년 앞을 예상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생각해 볼 것은 ‘만약에 서울대를 따라 대학들이 논술을 폐지하거나 축소한다면 아이들은 더 이상 독서할 필요가 없는가?’이다.
교과과정은 점점 더 체계적인 독서가 필요해
일단 원론적인 독서의 중요성은 잠깐 차치하고라도 교과과정의 개정내용은 이미 체계적인 독서의 필요성을 전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개정된 초등학교 국어교과의 개정내용을 보면 예전에 비해 훨씬 더 배경독서가 많이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 수업이 32시간으로 축소된 초등 6학년의 경우를 보아도 역사도서를 풍부하게 읽어온 학생이 아니면 수업을 따라가기조차 힘들게 변화되었다. 또한 중간고사, 기말고사의 폐지로 수행평가나 독후활동 등의 다양한 평가가 시행될 것이므로 창의력, 사고력을 기반으로 한 독서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서술형 시험문제유형의 확대와 같은 언어능력의 문제를 넘어 교육방향은 통합적, 창의적 방향으로 물길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당연한 흐름이다.
입학사정관제의 발판은 독서를 기반한 표현능력
교과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입학사정관제 또한 독서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소위 스펙이라 불리우는 학생들의 경험과 리더십은 독서로 인한 간접경험의 확대가 가치관의 확립과 만날 때 자신의 것이 된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구술면접과 자기소개서, 학습계획서 또한 독서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논술적 사고의 결과물이다.
논술이 폐지되어도 책은 읽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입제도는 앞으로도 변화무쌍할 것이다. 예전에는 대입논술의 향방에 따라 초중등 독서논술도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요즈음 초등학부모들을 뵈면 독서에 대해 매우 굳고 의연한 태도를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입논술이 어느 방향으로 가든 모든 교과학습의 기본은 역시 독서이며 독서는 학습 그 이상의 것이다. 논술이 폐지되어도 책은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생각을 키우는 독서 생각의 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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