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무인 도서대출기' 24시간 가동
지역 도서관 통합운영 … 스마트폰으로도 이용
"전에는 한달에 한권 정도나 읽었을까요. 올해 들어서는 한달에 대여섯권씩 보는 것 같아요."
서울 강북구 문화체육과 서창석 주무관. 매주 한차례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책을 빌린다. 역사에 설치된 무인대출·반납기가 그의 작은 도서관이다. 인터넷에서 지역 내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책을 찾아 대출신청을 하면 도서관에서 다음날 전철역에 설치된 무인 도서대출기에 배달해주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난 뒤에도 반납기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집·직장 근처에서 예약대출 = 도서관이 한층 가까워졌다. 서울 자치구들이 접근성이 뛰어난 지하철역 등 집이나 직장과 가까운 곳에 무인 도서예약대출기와 반납기를 설치,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에 있는 자료를 인터넷으로 검색, '지하철 예약'으로 책을 받고 싶은 지하철역을 지정·신청하면 지정한 역에 있는 예약대출기에서 책을 찾을 수 있다. 배송기간은 평균 하루. 책이 전철역에 배송됐는지 여부도 휴대전화 문자로 알려준다. 반납도 예약대출기 옆에 비치된 반납기를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은평구. 2008년 지하철 3호선 녹번역에 도서자동예약대출체계를 구축, 은평구립도서관 소장 도서를 빌려보고 돌려줄 수 있는 '책단비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구파발역과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옛 수색역)에도 자동예약대출기를 설치했고 책을 빌릴 수 있는 도서관도 증산 응암 상림마을 신사어린이 도서관까지 확대했다.
강북구는 지난 연말 U-도서관 체계를 구축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솔샘 송중 수유 강북 4개 공공도서관 자료를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통합하고 수유역을 비롯해 미아 미아삼거리 3개 지하철역에 무인대출반납기를 설치했다. 구는 3월에는 14개 동 새마을문고에서 소장하고 있는 5만8425권도 한 곳에서 검색하고 대출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보완했다. 30여만권에 달하는 거대한 도서관 통로가 지하철에 설치된 셈이다.
강동구도 지난해 해공도서관 소장 도서 4만8194권을 5·8호선 천호역에서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무인대출·반납기를 설치했다. 은평구와 강북구는 스마트폰으로 도서관 소장 자료를 살피고 무인예약대출을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 = 지하철 도서대출·반납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 1년 이상 천호역 도서대출기를 이용하고 있는 이재현(31·암사동)씨는 "도서관까지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출·반납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매달 두세차례는 예약대출을 한다"고 말했다. 은평구립도서관 관계자는 "공공도서관은 대부분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예약내용을 확인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지하철역까지 직접 배달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자는 힘들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독서문화가 확산된 것만은 분명하다. 실제 강북 U-도서관 이용은 하루 평균 40~50건, 석달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이용건수는 3863건이나 된다. U-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새로 회원가입을 한 주민과 직장인만 같은 기간 539명에 달한다. 은평구립도서관도 예약대출기 설치 후 대출건수가 10% 가량 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책단비서비스를 이용한 대출은 전체 대출 건수 중 10%나 된다. 강동구 역시 예약대출기는 한곳뿐이지만 지난 2년간 대출·반납 서비스를 이용한 주민이 각각 5135명(5137권)과 1만7962명(2만7029권)에 달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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