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로 시작해 공부로 끝나는 것이 일과가 되면서 아이들은 하루종일 책을 끼고 산다. 그런데 그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설득력 있게 써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지어는 남의 이야기나 글의 의미조차 파악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술논술형, 구술면접의 확대, 입학사정관제’라는 현실은 더 진화된 독서능력을 요구한다. 성낙진 원장과 함께 힘이 되는 독서에 대해 4회에 걸쳐 들어본다.
연재순서 :
1. 독서독해 잘해야 국·영·수, 잘 할 수 있다
2. 책, 어떻게 읽어야 제대로 읽는 것일까?
3. 초등 독서논술학원, 오히려 독서에 대한 흥미 떨어뜨린다?
4. 서울대 수시논술 폐지, 더 이상 책 읽을 필요 없다?
많이 읽기는 읽는데...빨리 읽기는 읽는데...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독서에 대한 가장 큰 불안감은 “읽기는 읽는데 제대로 읽는지 모르겠다” 라는 것이다. 어릴 때야 엄마가 읽어주고 물어볼 수도 있다. 하지만 5,6학년 정도만 되어도 아이들이 읽는 책을 전부 읽어볼 수도 없고 읽고 물어본다고 해도 귀찮아하거나 “그저그랬어”라는 매우 짧은 답이 돌아올 뿐이다.
많이 읽기는 읽는데...빨리 읽기는 읽는데...
그 다음 불안감은 “책을 너무 빨리 읽는데 제대로 읽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책을 들고 20분쯤 되었는데 휙 던지며 다 읽었단다. 제대로 읽었는지, 내용파악은 했는지 불안하다. 그렇다면 읽은 책이 잘 소화되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결과보다 읽는 과정 중요하다
책을 다 읽은 아이에게 흔히 하는 질문은 “어떤 이야기인가”라는 즉, 줄거리 요약을 묻는 질문이다. 줄거리나 핵심내용을 요약하게 하는 것은 풍부한 즙과 과육을 다 포기하고 비타민만 먹이는 것과 같다. 꼭 필요한 것만 건조하게 섭취하는 학습방법이지 아이의 정서와 사고력, 어휘, 문장을 풍부하게 하지 못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책표지를 보고 내용을 예측하기, 차례를 읽으면서 내용을 상상하기 등의 과정을 가져야 한다. 문학 책이라면 그전에 읽었던 같은 작가의 작품내용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다. 또 책을 읽는 동안에는 문맥 속에서 새로운 낱말 뜻을 짐작하고 행간의 감정과 추론적 질문을 통해 예측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읽기과정을 집에서 해보려면 글을 소리내서 읽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읽는 글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질문과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다. 읽은 내용에서 파생되는 확대되는 질문과 답을 얘기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읽는 과정에서 책에 메모를 하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책은 지저분해야 한다
가끔 예전에 봤던 책을 보다보면 감동적이었던 글귀 밑에 그어진 밑줄과 덧붙여진 글을 보며 당시 생각의 확장들이 떠오르곤 한다. 모르는 낱말이나 공감이 가는 부분에 동그라미나 별표를 한 곳도 보인다. 아이들도 교과서든 책이든 이렇게 보아야 한다. 문학책을 볼 때에는 공감이 가는 부분에 밑줄을, 비문학일 경우에는 중심 내용이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밑줄, 또는 표시를 하면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어느 정도 스스로 책을 읽어낼 수 있는 5,6학년 정도면 책을 읽을 때 연필을 옆에 두고 떠오르는 무엇이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든 표시를 하면 중심내용을 자연스럽게 파악하게 되고 또 책에 대한 애착도 커진다.
어휘·문장, 문맥속에서 파악하게 해야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읽은 책을 통하여 어휘와 문장의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포함한다. 그것은 학습능력일 뿐만 아니라 이후 어른이 되어서도 가장 중요한 사회생활의 바탕이 된다. 어휘, 문장력은 문맥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 이 말은 어휘를 익힐 때 사전에서 찾아 영어단어처럼 ‘a''로 시작하는 단어를 몽땅 외워버리는 식의 따로 떨어진 어휘학습은 절대로 진짜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준에 맞지 않게 배운 고급어휘는 아이의 글 속에서 엉뚱하게 쓰여 글의 내용을 미궁에 빠지게 한다. 또 일상생활에서 아이가 어휘나 문장의 뜻을 물을 때 그때그때 대답하여 익히게 해야 한다. 따로 시간을 내어 하는 어법 ,어휘 수업보다 그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속담이나 고사성어 또한 독서와 일상생활에서 문맥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제대로 읽는 즐거움
그러나 무엇보다도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여유를 갖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 수학 시간에 쫓겨 또 하나의 과목처럼 독서를 인식하면 허겁지겁 줄거리만을 섭취하고 그 속도만큼 책에 대한 즐거움으로부터 멀어진다. 책은 교양과 지식을 주지만 ‘제대로 책을 읽음’이 주는 가장 큰 것은 즐거움이어야 한다.
생각을 키우는 독서 생각의 좌표
성낙진 원장
상담문의 02)554-0135~6 www.thinkha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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