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로 가는 길 알아차리기 (2)

지역내일 2011-03-31

지난 호 이어서


⑦생활의 틀이 깨지기 시작한다. 단주 후 발전시킨 일상생활의 틀을 포기하기 시작한다. 어느덧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식사를 거르고 개인위생을 소홀히 한다. 인생의 다른 모든 측면들을 배제시킨 채 눈앞의 조그마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⑧매사를 결정하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결정을 내렸다 해도 건강하지 못한 결정을 내린다.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는 데 곤란을 겪는다. 명료하게 생각하기가 어렵고 쉽게 혼동에 빠진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당황이 되고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키지 못한다. 쉽게 짜증이 나고 화가 잘 난다.
⑨불합리한 선택을 하고도 이를 중단하거나 변경할 수가 없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내쳐버리기 시작한다. 경우에 따라 아주 조금씩 술을 마셔보고 앞으로 얼마든지 안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믿기 시작한다. 스스로 인생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는 능력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⑩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옵션을 자기 스스로 제한시켜 버린다. 치료자를 찾아가지도 않고 단주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고 약물치료도 끊어버린다. 외로움 좌절감 분노 원망 긴장 무력감 절망감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러다가 미쳐버리거나, 자살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다시 술로 달래는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⑪음주량을 나름대로 가늠하면서 마시기 시작한다. 얼마동안 절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만간 그렇게 되지 않는 것에 실망한다. 그러면 바로 수치감과 죄책감에 휩싸인다. 이내 절제가 안 되고 점점 더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사람들과의 관계 직업 경제 정신적?신체적 건강 등 모든 점에서 문제가 커진다. 다시 회복하려면 도움이 필수적인 상태에 이른다.


재발은 예방이 가능하다. 알코올의존 치료 과정에서 재발은 매우 흔하다. 그리고 이는 예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예방할 수 있다. 재발로 미끄러져 가는 징조와 각각의 단계를 잘 알고 있으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고 다른 건강한 대안을 찾는 것을 도움 받을 수 있다.
만약 재발하였다면 그것이 세상의 끝은 아니다. 스스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실패는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재발을 수차례씩 겪고 나서야 안정적인 단주를 이룬 사실이 바로 이를 증명한다. 실수를 교훈 삼아 다시 딛고 일어나면 된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회복의 길을 다시 밟으면 된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무료 상담:   강원알코올상담센터   748-5119 ww.alj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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