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일류대학만 가면 인생 편해진다는 환상 깨기
스카이를 꿈꾸는 우리 부모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스카이를 나와서 90년대를 편히 살아온 득의양양한 심정이나, 스카이를 나오지 못해서 억울하게 기회를 놓쳤다는 피해의식이 숨겨져 있다. 여기에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본능적인 애정과 미래는 지식사회로서 지식이 중요하다는 상식이 결합되면서 학벌을 조금이라도 더 따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 잡고 떠나지 않는다. 덕분에 사교육시장은 성장이 멈추지 않으며, 공교육은 언제나 개혁의 대상이 되고, 교육제도는 정치공약의 핵심이슈이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시작된 사회변화는 2010년대에는 가속화될 것이다. 중산층의 몰락, 화이트칼라의 몰락, 양극화 현상은 이제 신문기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대졸자의 취업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상당히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괜찮은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 대통령을 욕하고 정권을 바꾸어본들 시대적 흐름이 변화한 것을 어쩌지는 못한다. 컴퓨터 전산화로 화이트칼라 계층 직업 상당수가 사라졌다. 화이트칼라 계층 중 새로운 지식과 서비스를 창조하거나 새로 습득이 가능한 소수만이 21세기에 생존이 가능하다. 즉, 현재 컴퓨터로 대체된 업무가 과거에 진행될 때는 컴퓨터만큼의 신뢰성을 지니는 학벌이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새로운 지식과 서비스를 창조해낼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학벌이 참고사항일 수는 있으나 과거처럼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과거 스카이를 졸업한 인재에게 업무를 맡기면 컴퓨터만큼 정확하게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학벌이 업무능력을 증명하는 자격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변화는 느리기 때문에 한번 익숙해진 업무는 반복되므로 학벌 한번 잘 따면 평생 편히 살 수 있었던 측면도 있었다.
이제는 암기 지식이 필요한 업무는 컴퓨터가 차지했고, 창조 지식은 끊임없이 변화해 추가되므로 빠르게 이해하여 새로운 것으로 응용 창조해가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즉, 학벌의 유통기간이 상당히 단축되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학벌, 또는 그에 준하는 지식을 만들어가는 능력을 소유한 사람만이 중산층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평생 공부하고 학벌을 따는 시작이 대입시이므로 너무 전력투구해서 지쳐 쓰러지지 말고 좀 느긋하게 적당히 대학을 가라고 말한다면 철없는 부모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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