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만화영화 ‘메가마인드’

악당이 주인공인 영화

지역내일 2011-01-31
유난히 무서워진 혹한과 싸워야 하는 이번 겨울방학. 아이들과 함께 썰매장도, 스키장도 찾기 힘들어 극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왕에 보는 것 흥미진진하게 즐기자는 뜻에서 선택한 4D상영관. 온몸으로 만화영화를 느낄 만만의 준비를 마치고 2011년 드림웍스의 첫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를 만나러 갔다.

진보한 3D 만화영화
드림웍스에서 ‘메가마인드’를 제작할 때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리얼리티라고 들은 기억이 있다. 놀라는 3D는 더 이상 진부하니 현실감이 느껴지는 3D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본 감상은 대체로 만족이었다. 무조건 앞으로 튀어나오는 것이 지금까지의 3D였다면 이번의  ‘메가마인드’는 주인공들과 함께 날고, 뛰고, 걷는 느낌이 전달됐다. 4D로 봐서 그런지 메트로시티의 밤하늘을 날 때는 움직이는 의자와 함께 내가 여주인공 록산 리치가 되는 듯 황홀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악당도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당이 주인공인 만화영화라고 설명을 듣고 입장했다. 그러나 그건 출연하는 악당이 지금껏 우리가 아는 악당이 아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거부감 드는 외모 탓에 외로움과 쓸쓸함을 먼저 체득한 캐릭터였고, 교도소에서 범죄 기술부터 배우며 자란 것이 문제였다. 

처음엔 메가마인드도 악당으로 자랄 생각이 아니었다. 친구가 없고, 사람들의 관심을 못 받고, 행동의 결과만을 놓고 비난과 조롱만을 맛보게 되자 차라리 쉽게 악당이 되자하고 후천적 악당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러니 성선설, 성악설은 인류가 생긴 이래 가장 뜨거운 논제 거리일 수밖에 없다. 외롭고 허전한 메가 마인드가 악당의 길을 택하는 걸 누가 막을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영화 후반부 사랑하는 여인 때문에 본인이 만들어낸 개념 없는 무식한 악당 타이탄 때문에 그는 선한 주인공 역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리고 그토록 얻고 싶었던 시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악당의 마음속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캐릭터 록산
산이라는 여자 주인공의 역할은 실로 대단하다. 지금까지 영웅 이야기에 나오는 지지부진한 여성 캐릭터가 아니다. 근육질의 몸매도 아닌, 투사의 정신으로 무장한 전사도 아니지만 모두가 무서워하는 메가마인드와 맞대결해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캐릭터고, 악당 메가마인드의 마음속에 도시를 사랑하는 순수함이 있다는 것을 제일 먼저 찾아낸 캐릭터다. 심지어 그 마음을 부추기며 영웅질에 앞장서도록 마음을 바꿔놓기까지 한다.

요즘 같은 때에 누가 록산과 같은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내가 다칠까봐. 내 가족이 피해를 입을까봐, 내가 가진 것을 잃게 될까봐 우리는 영웅의 그림자 뒤에 숨어서 스스로의 안위를 돌보기에 여념이 없으니 말이다.
위대한 여성, 록산의 캐릭터를 보면서 지독히 보수적인 미국의 만화영화 속에 이렇게 놀랍도록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현실 속에 내가 록산이 될 수는 없나 반성을 해보았다. 

외모로 타인을 평가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 타인의 마음속에 숨겨진 진실을 볼 수 있는 용기, 타인의 순수한 마음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그런 도시인이 되고 싶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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