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강남구와 건강도시연맹(AFHC)이 주최하고 강남구사진작가회가 후원한 ‘건강한 도시 국제 사진공모전’이 열렸다. 국내외 건강도시들의 생활상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돕기 위해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시기에 즈음하여 강남구에서 마련한 행사이다. 이 공모전에서 ‘누가 잘하나’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당히 금상을 수상한 강남노인복지관의 공근택(67) 강사를 만났다.
공모전 통해 사진에 대한 자신감 얻어
“더 훌륭한 작품도 많았는데 제가 금상을 타게 된 건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공 작가는 겸손해하면서 수줍게 웃었다. 그는 “공모전 소식을 듣고 주제에 걸맞는 작품이 뭐가 있을까 고심하다 예전에 대학로에서 찍었던 사진이 있어 출품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전은 금상 1명에게는 상장과 상금 300만원을, 은상 2명에게는 상장과 상금 각 100만원을, 동상 3명과 가작 5명, 입선 100명 등에게는 각각 50만원, 30만원, 1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됐다.
그는 “부상으로 탄?상금으로 오랜만에 아내에게 근사한 옷을 선물하고 멋진 곳에서 외식도 했다”며 즐거워했다. 전문적인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는 초로의 그를 대하니 불현듯 10여 년 전에 보았던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떠올랐다. 은발의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 분)가 잡지에 실을 로즈만과 할리웰 다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한 농가(메디슨 카운티)에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중년의 로맨틱하고 애틋한 러브스토리다. 그 영화 속에서 작품사진을 찍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던 노(老)작가와 배경이 되었던 순박한 시골동네의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수강생들과 작업하는 즐거움
그가 강남노인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지는 벌써 6년째. 그가 직장을 퇴직하고 사진공부를 하고 싶어 찾아온 곳이 바로 이곳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박천규 초대작가의 강의를 접하면서 본격적인 사진공부를 시작했다. 이미 책을 통해 이론이나 기본적인 상식은 알고 있었지만 좀 더 깊이 있고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었던 차에 복지관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 신설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박 작가의 추천을 받아 강남복지관 디지털카메라반에서 강사로 일하게 되었다.
그는 “지난 일 년 간 어르신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사실 누구를 가르친다는 개념보다는 사진을 좋아하는 동년배나 어르신들과 즐겁게 작업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3월부터 다시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해마다 인기가 높아져 벌써부터 수강생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한다.
피사체와 사랑에 빠지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 작가는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하여 지금은 사진과 함께 활기 찬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고등학교 때에는 용돈을 모아 일제 카메라를 구입하고 사진관련 책을 사보는 등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막연한 꿈같은 것이었고, 특히, 현실적으로 돈벌이가 안 되었기 때문에 직장을 잡는 일이 더 시급했다”고 전한다.
그는 결혼 후 가족과 자녀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지인들의 결혼식이나 크고 작은 행사 사진을 찍으며 못다 이룬 꿈을 그런 식으로라도 실현하려 했다고 털어놓았다. 서양화가인 이서희 화백과의 사이에 4남매를 두었다. 혼기가 꽉 찬 세 딸들은 결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제 할 일에 푹 빠져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고. 부모로서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제가 사진을 찍으면서 피사체와 사랑에 빠지듯 아이들도 무엇인가에 열정을 쏟고 그것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순간순간의 추억들과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새기면서 카메라에 담는 작업, 그 매력 속에서 그는 당분간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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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통해 사진에 대한 자신감 얻어
“더 훌륭한 작품도 많았는데 제가 금상을 타게 된 건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공 작가는 겸손해하면서 수줍게 웃었다. 그는 “공모전 소식을 듣고 주제에 걸맞는 작품이 뭐가 있을까 고심하다 예전에 대학로에서 찍었던 사진이 있어 출품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전은 금상 1명에게는 상장과 상금 300만원을, 은상 2명에게는 상장과 상금 각 100만원을, 동상 3명과 가작 5명, 입선 100명 등에게는 각각 50만원, 30만원, 1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됐다.
그는 “부상으로 탄?상금으로 오랜만에 아내에게 근사한 옷을 선물하고 멋진 곳에서 외식도 했다”며 즐거워했다. 전문적인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는 초로의 그를 대하니 불현듯 10여 년 전에 보았던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떠올랐다. 은발의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 분)가 잡지에 실을 로즈만과 할리웰 다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한 농가(메디슨 카운티)에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중년의 로맨틱하고 애틋한 러브스토리다. 그 영화 속에서 작품사진을 찍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던 노(老)작가와 배경이 되었던 순박한 시골동네의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수강생들과 작업하는 즐거움
그가 강남노인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지는 벌써 6년째. 그가 직장을 퇴직하고 사진공부를 하고 싶어 찾아온 곳이 바로 이곳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박천규 초대작가의 강의를 접하면서 본격적인 사진공부를 시작했다. 이미 책을 통해 이론이나 기본적인 상식은 알고 있었지만 좀 더 깊이 있고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었던 차에 복지관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 신설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박 작가의 추천을 받아 강남복지관 디지털카메라반에서 강사로 일하게 되었다.
그는 “지난 일 년 간 어르신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사실 누구를 가르친다는 개념보다는 사진을 좋아하는 동년배나 어르신들과 즐겁게 작업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3월부터 다시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해마다 인기가 높아져 벌써부터 수강생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한다.
피사체와 사랑에 빠지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 작가는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하여 지금은 사진과 함께 활기 찬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고등학교 때에는 용돈을 모아 일제 카메라를 구입하고 사진관련 책을 사보는 등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막연한 꿈같은 것이었고, 특히, 현실적으로 돈벌이가 안 되었기 때문에 직장을 잡는 일이 더 시급했다”고 전한다.
그는 결혼 후 가족과 자녀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지인들의 결혼식이나 크고 작은 행사 사진을 찍으며 못다 이룬 꿈을 그런 식으로라도 실현하려 했다고 털어놓았다. 서양화가인 이서희 화백과의 사이에 4남매를 두었다. 혼기가 꽉 찬 세 딸들은 결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제 할 일에 푹 빠져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고. 부모로서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제가 사진을 찍으면서 피사체와 사랑에 빠지듯 아이들도 무엇인가에 열정을 쏟고 그것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순간순간의 추억들과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새기면서 카메라에 담는 작업, 그 매력 속에서 그는 당분간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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