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막대한 부채로 주경기장 신축도 고민 끝에 줄여
광저우 아시아게임에 차기 개최지 인천 ‘초비상’
광저우, 국가차원에서 20조원 투입 … 개막식만 2500억원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개최지인 인천에 비상이 걸렸다. 올림픽급 규모로 진행 중인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때문이다.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는 개막식에만 2500억원이 투입했다. 반면 인천시는 최근 2200억원이 투입되는 주경기장 신축을 놓고도 수개월동안 논란을 벌여야 했다.
◆광저우 개막식에 깜짝 놀란 인천시 =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총비용은 20조4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차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런던올림픽에 18조원이 투입되는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한편의 영화를 연상케하는 짜임새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개막식은 기존 아시아경기대회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광저우는 주경기장에서 치룬 기존 개막식과는 달리 아예 따로 개막식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식을 지켜본 세계인이 찬사를 늘어놓는 사이 인천시에선 한숨이 새어나왔다. “조용필 다음에 노래 부르게 됐다”는 우스개소리까지 튀어나왔다.
개막식을 다녀온 송영길 인천시장이 “중국 현지에선 베이징 올림픽 대회 개막식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더 화려하고 보기 좋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아시안게임 개막식을 TV로 시청한 시민들의 기대치가 한껏 올라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토로할 정도다.
인천시가 이처럼 비상에 걸린 이유는 무엇보다 돈 때문이다. 현재 예상되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총사업비는 2조5000억원. 광저우의 10분의 1수준이다.
인천시는 송영길 시장 체제 출범이후 수개월간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신축을 놓고 논란을 거듭했다.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인천시 형편에 신축보다는 기존 경기장을 증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10월말 현재 총부채가 7조6951억원이다. 내년 한해 예산보다 1조원이나 많다.
결국 논란 끝에 인천시는 주경기장 규모를 줄여 짓기로 결정했지만 최근엔 총사업비 규모를 또 줄이는 변경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고지원 확대와 조기지원 절실” =
비상이 걸린 인천시는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일단 국가적 지원이 이뤄진 광저우와는 현실이 다른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개막식을 위해 주민 2만명을 이주시키는 정책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얘기”라며 “우리에 맞는 우리식 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홍 인천시 부의장은 “개막식은 화려했지만 정작 위대한 중국만 있고 아시아나 광저우는 없었다”면서 “하드웨만이 아니라 인천의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다른 아시아 국가를 섬기는 대회를 준비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의 전환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는 당장 내년부터 부채를 줄여야 하는 형편이다.
신동근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필수시설이 아닌 경우는 주변지역 시설을 이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무엇보다 국고지원의 확대와 조기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인천시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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