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연예자원봉사단, ‘서초예술단’

“봉사공연 무대에서는 우리가 최고의 스타”

‘KBS 전국노래자랑’ 서초구편 출연자들이 뜻 모아 창단

지역내일 2011-01-17

2007년 5월에 개최된 ‘KBS 전국노래자랑’ 서초구편 출연자들은 방송이 끝난 후에도 각자 자신의 끼와 재능을 살려 봉사공연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8년 4월에 20명이 뜻을 모아 본격적으로 창단하게 된 것이 바로 ‘서초예술단’이다.
서초구 관내 행사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복지관이나 노인정 등을 찾아 흥겨운 공연을 펼치고 있는 서초예술단원들, 그들에게 봉사공연은 숨겨진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이자 큰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값진 무대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보람이 힘
사실 아마추어 예술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한정돼있다 보니 서초예술단원들은 봉사도 하면서 자신들의 열정을 펼칠만한 곳을 찾다가 우선 서초구 관내에 있는 복지관 공연을 계획하게 되었다. 서초예술단이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에는 복지관측에서도 긴가민가했었지만 이제는 복지관 어르신들이 공연 날을 손꼽아 기다려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단원들 스스로도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때에는 아마추어 가수들이 과연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고. 하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단원들이 한바탕 신나는 공연을 펼치면 어르신들이 흥에 겨워 마이크를 잡고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등 반응이 너무 좋아 자신들이 꼭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서초예술단은 연 15회~20회 정도 관내 복지관이나 노인정을 돌며 공연을 하고 있으며 날짜를 정해서 정기적으로 찾는 복지관도 있다. 타 지역에서도 요청이 올 경우 찾아가서 공연을 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물론 전국을 돌면서 봉사공연을 하는 단원들도 있다.

변영희(65) 단장은 “침대에 힘없이 누워계시던 분들이 공연이 시작되면 손뼉도 치고 일어나서 춤을 추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엄청난 보람을 느낀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런 큰 보람 때문에 출연료가 있는 공연 섭외가 들어와도 복지관 정기공연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정도다”라고 밝혔다. 변영희 단장은 정기적으로 청계천과 종로에서 노인들을 위한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서초예술단에는 현재 25명 정도의 단원들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봉사 외에도 기금을 모아 연말마다 쌀을 전달하거나 기부를 하는 등 불우이웃 돕기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가수의 꿈 실현하고 공연봉사도 계속해
주부, 공무원, 민요강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서초예술단원들은 평소에는 각자 자신의 일을 하거나 봉사에 참여하다가 예술단 공연이 있을 때 함께 모인다. 단원들 모두 지역의 아마추어 예술인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유성화(50)씨와 최신영(51)씨는 음반까지 발표하고 활발하게 가수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최신영씨는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한 이후 앨범을 냈으며 타이틀곡인 ‘돈다 돈다’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성인가요발전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민요학원을 운영하는 아내와 함께 10년 이상 봉사공연을 하고 있다. 최신영씨는 “부부가 함께 공연을 하니 어르신들이 너무 보기 좋다며 흐뭇해하시고 민요와 가요를 동시에 들려드릴 수 있어 더 신나는 공연을 펼칠 수 있다”며 “지난해 장애인복지관 공연에서 한 장애인이 힘들게 무대로 올라와 얼싸안고 같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고 봉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고 전했다.

백형선(42) 팀장 역시 10대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오다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25년 만에 그 꿈을 이룬 경우다. “10대 때 쉽게 가수가 됐다면 봉사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 텐데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된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 가수가 돼서 다행이다. 50대가 되기 전에 음반을 내고 제대로 꿈을 펼쳐보고 싶지만 스타가 되건 안 되건 상관없이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는 계속할 것이며 그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봉사에 뜻이 있는 아마추어 예술인들 참여 가능
단원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박도혁(22)씨는 어머니 허금숙씨와 함께 활동을 하고 있어 인기가 많다. 먼저 서초예술단 활동을 시작한 어머니의 권유로 복지관 봉사공연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했다고 한다. 대중가요만 부르다가 막상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을 하자니 어떻게 맞춰드려야 좋을지 몰라 막막했고, 어머니와 함께 공연을 한다는 게 흔치않은 경우라 반감이 생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어르신들 앞에서는 트로트로 흥을 돋우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가요를 들려주는 식으로 연령대에 맞는 공연을 준비할 정도가 됐다. “트로트를 부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너무 좋아서 덩실덩실 춤을 추시고 마치 손자를 대하듯 귀여워 해주셔서 이제는 힘이 절로 난다. 어머니와 같이 공연을 할 수 있어서 의미가 더 크다.”

봉사에 대한 서초예술단원들의 깊은 뜻에 서초구도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서초예술단에는 가요나 민요뿐만 아니라 기타나 드럼 등의 악기 연주자까지 모든 예술인들이 참가할 수 있으며 사진촬영을 담당할 봉사자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서초구민이 우선이지만 봉사에 대한 뜻이 있는 다른 지역 거주자들도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에 대한 문의는 서초구 홍보정책과(02-2155-6263)로 하면 된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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