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인 J군은 수학 공부를 할 때 손을 많이 쓰지 않는다. 교재의 개념 부분은 눈으로 훑어보며 이해하고, 문제를 풀 때는 머릿속으로 문제풀이에 대한 힌트를 떠올린 뒤 문제집에다 필요한 계산만 적어가며 풀고 답을 체크한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수학을 곧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중학교에 들어서면서 J군의 수학성적은 점점 내리막길이다. 특히 학교 수학시험에서 50%나 차지하는 서술형 문제의 경우 답은 맞아도 풀이가 틀려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J군과 같은 상황은 수학을 손이 아니라 머리로 풀려고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미국의 수학자 폰 노이만은 “수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익숙해지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수학이라는 학문은 ‘손으로 쓴 수식’의 형태로 학습되기 때문에 필기를 통해 익숙해질 수 있다고 한다. 공식이나 풀이 과정을 열심히 적다 보면 어느덧 그 내용을 손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되고, 정리한 내용을 다시 눈으로 확인하면서 본질적 내용과 논리적 흐름에 적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수학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노트를 정리 하고 그 노트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필기 노트, 개념 노트, 풀이 노트, 오답 노트로 나누어 그 정리와 활용 방법을 살펴봤다.
수업 필기노트 - 선생님 설명을 철저히 복습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은 시간에 반비례한다. 학습 후 10분이 지나면 망각이 시작되고 1시간이 지나면 50% 이상을 잊어버린다. 학교나 학원에서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선생님이 정리해주시는 내용들을 필기해두지 않으면 혼자서 복습할 때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교과서에 없는 부분에 대한 계산이나 유도 과정 등을 필기 노트에 적어놓으면 복습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강조한 부분은 학교 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체크해두고 눈여겨 복습할 필요가 있다.
<수업 필기 노트 정리 Tip>
① 수업시간에 칠판에 필기한 내용과 따로 말씀하신 중요 내용들을 적어 둔다.
② 혼자 복습하다 어렵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는 눈에 띄게 체크를 해둔다.
③ 연관된 참고 내용을 간략히 덧붙인다.
개념 노트 - 개념과 공식을 확실하게 정리
수학 공식은 한 번 외운 걸로는 문제 풀이에 응용할 수 없다. 어떤 맥락에서 그 공식이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그와 관련된 문제를 풀 수 있다. 이런 맥락을 파악하고, 공식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스스로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자신만의 개념정리 노트를 만들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과 책으로 공부한 내용들을 하나로 묶어 정리해두면 매우 유용하다.
<개념 노트 정리 Tip>
① 개념 노트를 작성할 때는 가능하면 공간을 여유 있게 사용한다. 여백이 있는 경우 나중에 내용을 추가해야 할 경우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② 개념 및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③ 주요 공식과 정리를 증명한다.
④ 유형별 문제를 정리한다.
⑤ 추가적인 설명과 중요한 조건들을 함께 써 놓는다.
풀이 노트 - 언제든 자신이 풀었던 문제의 풀이 과정 확인
어떤 방법으로 내가 문제를 풀었는지 되돌아보는 것은 수학을 공부할 때 매우 중요한 복습 과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수학 전용 풀이 노트에 일관되게 정리해야만 한다. 또한 이렇게 정리하여 노트 한 권을 다 쓰게 되면 뿌듯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수학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문제 풀이 노트를 통해 답안을 정리하고 활용하는 습관만 길러도 수학 성적이 괄목할 만큼 향상된다고 한다. 풀이 노트를 작성할 때는 눈여겨보아야 할 문제 풀이나 풀지 못했던 문제 등을 함께 정리해두면 다음에 복습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풀이 노트 정리 Tip>
① 수학 공부를 할 때 항상 풀이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모든 문제를 정리하며 푼다.
② ‘내가 이 문제의 서술형 답안지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풀이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③ 풀이 노트는 반드시 페이지마다 세로로 반을 나누어 사용한다.
④ 문제별로 어떤 책에 있는 문제인지, 어느 단원과 관련된 문제인지를 알 수 있도록 문제집과 페이지, 문제 번호 등의 정보를 반드시 적는다.
⑤ 페이지 상단 위쪽에 문제를 푼 날짜를 적는다.
⑥ 풀이 밑에는 문제 풀이의 핵심 전략이나 이 문제의 특이 사항 등을 따로 정리한다.
⑦ 틀린 문제이거나 해답을 참고한 경우에는 따로 표시를 해두고, 나중에 또 그와 비슷한 문제를 틀리거나 모를 경우에는 오답 노트에 옮겨 정리한다.
오답 노트 - 자신의 약점을 체계적으로 복습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다루는 수학 문제들은 대부분 한정된 유형에서 선택되어 출제된다. 따라서 한 번 다루었던 유형의 문제는 확실히 알고 넘어간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해야 한다. 한 번 틀렸던 문제나 풀지 못했던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오답 노트에 별도로 작성하여 틈틈이 복습해둔다면, 다음에는 결코 그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는 틀리지 않게 된다.
<오답 노트 정리 Tip>
① 모든 틀린 문제를 오답 노트에 적는 것은 비효율적인 학습 방법이다. 개념 정리가 끝난 후에도 모르거나 헷갈려 틀린 문제만 오답 노트에 옮겨 적는다.
② 오답 노트에 정리한 문제와 깔끔하게 정리된 풀이를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보며 익힌다.
③ 문제를 푼 날짜와 출처, 관련 단원 등을 반드시 적어둔다.
④ 문제 및 풀이에 대한 자신의 분석을 함께 정리해야 한다. 문제 풀이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나 전략 등을 문제 밑에 기술해둔다.
⑤ 틀린 이유도 간략히 분석해서 나중에 되새겨 본다.
⑥ 오답을 유형별로 분류해 내가 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자주 틀리는지에 대한 약점을 분석한다.
⑦ 난이도나 복습 횟수, 최종 마무리 등을 간단히 표시해두면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복습할 수 있다.
참고자료 : ‘수학의 눈을 찾아라’, 에듀아이즈, 랜덤하우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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