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실인식과 ‘신’에게의 일임
반에서 1등을 하면 누구나 서울대를 꿈꾸고, 2~3등을 하면 연, 고대를 꿈꾼다. 중고 6년간 24번의 내신시험과 고교 20여회의 모의고사 성적에서 단지 몇 번만 여기에 해당이 되도 꿈을 꾼다. 이 꿈을 버리기엔 너무나 유혹적이다. 현실은 3,000여 개의 고교에서 전교1등은 6,000명이고, 반1등은 3만 명인데 비해 스카이 정원은 약 1만 명이라는 것이다. 즉, 반1등 3명중 1명만이 스카이 진학에 성공한다.
올해 연세대 수시 경쟁률은 50:1에서 100:1까지 갔다. 3,000여 명 선발에 15만 명에서 30만 명이 지원한 것이다. 거의 20만 명 정도가 연세대를 꿈꾸고 좌절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인서울이라는 말로 대학진학을 하는 학생의 숫자가 이 정도라고 추정한다면 인서울권 성적을 가진 학생은 모두 연세대에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실현가능성이 없는 꿈은 우리가 이상이라고 부를 수 없다. 망상에 불과하다. 이 망상은 우리 아이들을 재수로, 삼수로, 편입시험으로, 대학원 학벌세탁으로, 유학 학벌세탁으로 끝없이 고3의 인생은 살아가게 한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사회에서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가 ‘학벌이 부족해서’라는 오해를 하며 평생 한스러워하면서 괴로워한다.
이상과 도전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이상과 도전이라는 포장으로 우리아이들을 학벌의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면, 학벌 위주에서 벗어나고 있는 21세기에서 존재하지 않는 학벌의 감옥에 자신을 가두게 되는 비극이 벌어질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몇 개의 직업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게 될지 모른다. 결국 자신의 선택과 노력을 얼마나 올바른 방향으로 기울였느냐에 따라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잠시 있었던 학벌이 능력이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우리 자식이 살아갈 21세기에 중시될 능력중 하나가 학벌인 것도 분명하지만 100% 학벌만은 아닌 것도 분명하다. 이제 우리아이들에게 대학은 고등학교와 같이 사회로 진입하는 직업을 탐색하는 교육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자.
어느 대학인지는 그저 랜.덤.일.뿐. 이제 신에게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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