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사람들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이숙현 관장

“독서는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력”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만족도 높아

지역내일 2010-12-13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지난 2006년 6월 개관한 이래로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각종 독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보급하면서 전국 도서관의 신뢰를 얻고 있다. 개관한지 채 5년도 되지 않아 전국 사서교육이나 독서 프로그램 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그 중심에는 2005년 도서관 설립기획단 단장을 거쳐 초대 관장을 맡은 이숙현 관장이 있다.


전국 어린이청소년도서관 발전 위한 중심 역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이숙현 관장은 1979년 사서로 국립중앙도서관에 들어와 26년 가까이 전문 사서의 길을 걸었다. 그 이후 2006년부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초대 관장으로 취임해 30여 년 간 도서관과 함께 해오고 있다. 

도서관 개관 초기에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것 때문에 “강남지역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이냐”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립중앙도서관의 학위논문관이었던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개관을 한 것이고 도서관의 역할 또한 국가 전체의 어린이 도서관 정책을 맡아 전국의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다.

일반 도서관과는 달리 대출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용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이 관장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국립중앙도서관이 각 출판사가 출간한 아동 도서를 두 권씩 납본 받아 그 중 한 권을 보내 주면 보관을 하는 납본 도서관이라 대출이 되지 않는다. 대출이 안 되다보니 언제 찾아 와도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어 오히려 만족스럽다는 부모들도 많다”고 전했다. 현재 40여 만 권의 어린이 청소년 도서를 소장하고 있어 단연 국내 최고이다.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도서관의 혜택을!
이 관장은 취임 이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주요 업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적으로 보급하는데 여념이 없다. 지난 2007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공동으로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연극으로 표현해볼 수 있는 ‘책 읽는 놀이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이 대상인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와 학부모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또한 아동학 전문가들로부터 “아는 것을 몸으로 표현해 가장 효과적인 습득 방법이 될 수 있다”라는 평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전국 16개 도서관에 보급돼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도서관 프로그램인 ‘도서관과 함께 책읽기’도 전국의 75개 공공도서관과 연계해 실시하고 있다. 보육원과 지역아동센터, 다문화센터 등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사서가 직접 찾아가 책을 읽어 주거나 다양한 독후 활동으로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관장은 “부모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올 수 있는 아이들은 이미 도서관의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도 도서관이 뭔지도 모르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처음으로 자기 책을 가져본 아이들이 독서를 즐기게 되고 책을 통해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등 독서가 가진 마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어린이 담당 사서교육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국의 사서들을 모아 어린이전문사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건상 직접 와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사서들을 위해 사이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부모 만족도 높고 아이들이 즐겨 찾는 도서관
이 관장은 청소년 인문학 강좌와 독서 동아리 운영 등 청소년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제공에도 관심이 많다. 2007년부터 전국에 있는 학교 도서관들 중 일부를 선정해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호응을 얻고 있다. 

청소년들이 독서를 통해 성장기 고민을 풀 수 있도록 도서 구입비와 프로그램 진행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이 그에 맞는 책을 선택해서 읽은 후 친구들에게 추천을 하게 된다. 이를 다시 사서나 교사들이 점검을 한 후 목록을 만들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학교 학생들이 만화로 만들어 전국의 학교 도서관에 배포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이 도서관을 찾게 되고 학교 차원에서 독서교육을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도서관이 지향하는 목표는 결국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 관장은 도서관 2층 멀티미디어실 내에 ‘체험형 동화구연’ 공간을 국내 도서관 최초로 마련하기도 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동화 속 배경의 주인공이 돼 보는 이 프로그램은 도서관을 찾는 어린이들의 인기가 높다. 이 관장은 “도서관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부모들의 만족도는 거의 95% 이상일 정도로 높은 편이다. 너무 내 아이만을 위해 사서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보다 서로 질서를 지키면서 참여한다면 스토리텔링 등의 어린이 프로그램이 훨씬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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