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기획/ 현장스케치 ‘강남시니어예술제’

시니어들의 화려한 초대

올해로 5회째, 작품 전시회와 발표회로 나눠서 진행

지역내일 2010-12-13
푸르렀던 신록을 뒤로 하고 거리에는 쓸쓸한 나목들이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웅크리고 서있다.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세 가지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 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워야 한다고 해서 ‘3여(三餘)’라고 한다. 노년의 여유로움과 함께 작품에 몰입하고 배움의 열정으로 뜨거웠던 시니어들이 결실을 거두는 자리, 그 축제의 현장을 찾아가봤다.

 일 년 동안 수강했던 프로그램 총결산
지난 12월 1일과 2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강남시니어예술제’는 시니어들의 장기를 한껏 풀어낸 잔치 한마당이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강남노인복지관이 2006년에 처음 시작해 매년 연말에 시행하고 있으며 작품전시회와 작품발표회로 나눠 진행한다. 강남노인복지관의 여러 회원들이 일 년 내내 수강했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작품전시회는 복지관 1층 로비와 5층 강당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시니어들의 작품은 사진 7점, 강사작품 8점, 서예 49점, 서화 30점, 시화 3점, 경로당작품 10점 등 총 107점으로 한글서예를 비롯한 문인화, 산수화, 민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한국 전통의 멋을 연륜이 느껴지는 시니어들의 손끝으로 그린 사군자, 산수화 등과 자연과 사람을 주제로 한 사진작품 등은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 관람객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는 서예 및 사진과목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끼고 노년기의 밝고 긍정적인 삶을 유도한다는 취지이다.

열기로 가득했던 총 13팀의 발표무대
이곳에서 만난 디지털카메라 초급반의 박춘자(69)씨는 “우리 반 20여명의 수강생들은 공근택 선생님을 중심으로 사진 찍는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며 본인이 시작한 지는 6개월 남짓 되었지만 이론은 이론대로 출사는 출사대로 너무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즐거워했다. 

그동안 올림픽공원, 어린이대공원, 봉은사 등 여러 곳을 다녔으며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든 북한산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둘째 날인 2일 오전 10시부터는 논현2동문화센터 7층 강당에서도 작품발표회가 펼쳐졌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및 여러 계층 어르신들의 인사말과 축사가 있었고, 곧이어 총 13팀 200여명 시니어들의 재롱잔치(?)가 진행됐다. 차밍, 룸바 등 댄스공연을 비롯해 합창단의 멋진 하모니와 장구 굿거리 한마당,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 등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자리였다. 빨간색 옷을 맞춰 입고 신나는 음악에 따라 유연한 몸동작을 보여준 차밍댄스팀, 구성진 가락으로 민요를 열창하는 경기민요팀 등 각 반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강당 안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끼와 솜씨를 마음껏 발산한 무대
2시간에 걸친 발표회는 마치 어렸을 적 경험했던 학교 학예회를 연상시키며 시니어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참가자 조 모(64)씨는 “이 나이에 이렇게 곱게 화장하고 무대에 선다는 게 감격스럽고 흥분돼 밤잠을 설쳤다”고 고백했다. 강남노인복지관 박종원 관장은 “이러한 예술제를 통해 회원들의 배움에 대한 의욕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노후의 건전한 문화?형성과 긍정적인 이미지 확립을 이루어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면서?“시니어들이 한 해 동안 배웠던 내용을 토대로 1인 1작품에 참여해 뿌듯함을 느끼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동기부여를 마련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시니어들의 여가활동이 중요한 문화 키워드로 부상한 요즘, 이번 행사는 그들의 끼와 솜씨를 가족 및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즐김으로써 잃어버린 그들만의 위상을 찾아가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한편 이곳의 한 관계자는 “시니어들의 건강한 여가생활과 사회참여를 위해 문화, 체육, 정보화교육 등 81개 강좌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이라며 올해만 4천여 명의 수강생들이 찾아와 프로그램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종원 관장 미니 인터뷰

-강남노인복지관에서 마련하는 특별한 연말계획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성탄절을 맞이하여 지역사회의 어려운 아동들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하모니카
동아리, 동요사랑반 등을 중심으로 산타 봉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주로 방문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시내 보육원이나 어린이집 등 아동기관 5곳 정도입니다.

-기간과 내용은 무엇입니까?
기간은 12월 20일부터 12월 24일까지이며 마술, 음악회, 구연동화, 선물전달, 매직풍선,
사진촬영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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