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때문에 입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모 중앙일간지는 “출제범위개편… 득실과 대비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변화의 핵심이 수리영역에 있고, 수험생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와 같이 주장하는 근거로써 수리영역 출제 문항수의 변화에 대한 요약 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며 사교육 시장의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과연 2012학년도 수리영역은 2011학년도와 비교할 때, 출제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내용상으로도 큰 변화가 있는 것일까? 변화의 실상을 파악하려면 출제범위를 외형적인 교과목만으로 비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바뀌는 교육과정에서 각 교과목을 구성하는 실제 내용을 중심으로 변화를 정리하였다.
우선, 수리 ‘가’형의 변화를 보면, 지금까지는 ‘수학 I’, ‘수학 II’ 2개의 필수과목과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중 1개의 선택과목이었던 것이, 2012학년도에는 ‘수학 I’, ‘수학 II’,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 4개의 필수과목으로 변경되었다. 과목 수만을 비교한다면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교과 내용은 거의 변화가 없다. 예를 들어, 2011학년도수리 ‘가’형에서 ‘미분과 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최근 3년간 ‘미분과 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은 수리 가형 전체 응시자의 약 97%)과 2012학년도 수리 ‘가’형을 선택한 수험생이 학습해야 할 내용을 살펴보자. 기준수업단위는 20단위에서 24단위로 늘었지만, 교과 과정상의 대단원의 수는 오히려 22개에서 17개로 줄어들게 되고, 실제 내용의 단원 구성에 있어서도 개정된 교육 과정과 7차 교육과정과 비교할 때 각 교과목의 명칭만 달리 구분할 뿐 내용상 거의 변함이 없다.
수리 ‘나’형의 변화를 보면 수리 ‘가’형과는 달리 다소간의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과거 7차 교육과정에서 ‘수학 I’이라는 과목으로 함께 묶여있던 내용을,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일부 내용을 줄이면서 ‘수학 I’과 ‘미적분과 통계’로 분류하여 정리하였다는 점이다. 즉, 2012학년도 수험생의 경우, 2011학년도 수험생이 학습하였던 교과목 ‘수학 I''의 내용 중 순열과 조합 등 일부 단원을 제외한 분량을 개정된 교과목 ‘수학 I''과 ‘미적분과 통계’로 나누어 학습하게 된다. 그리고 7차 교육과정 때는 ‘수학 II’에 포함되어 있던 함수의 극한과 연속/다항함수의 미분법/다항함수의 적분법 등 3개 단원을 새로운 교과목인 ‘미적분과 통계’에서 추가 학습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1학년도 학습하였던 ‘수학 I''에서 출제문항수가 30개에서 15개로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7차 교육과정의 ‘수학 I''의 내용 중 최소 2/3 이상, 즉 20문항 이상이 출제될 것이고, 새롭게 첨가되는 미적분 기초에 관한 문제가 나머지, 즉 10문항 이하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7차 교육과정의 ‘수학 I''의 내용 중 완전히 제외된 단원으로 지수와 로그, 순열과 조합이 있다는 점,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단원이 1개의 단원으로 통합된 점, 행렬에 과거 이산수학의 그래프 관련 내용이 덧붙여져서 단원이 구성된 점 등을 감안할 때, 새롭게 첨가된 기초 미분 ? 적분 내용에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문항의 수는 5∼7개 수준일 것이다.
따라서 각종 언론매체나 사교육시장에서 주장하는 ‘2012학년도 수리영역 대변화, 수험생 부담 가중, 등의 구호는, 2012학년도 수험생들이 학습해야 할 교과목의 외형적 명칭과 개수가 바뀐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춘 극히 잘못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2011학년도 수능과 비교할 때, 수리 ‘가’형을 치르게 되는 수험생은 학습의 내용과 범위에 거의 변화가 없다. 그에 비해 수리 ‘나’형을 치르게 되는 수험생에게는 일부 내용상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폭적인 수준은 결코 아니다. 즉, 학습 분량은 2011학년도 수험생과 거의 다를 바 없고, 내용상 지수와 로그에 관한 기초학습 단원과 순열과 조합 등 2개 단원이 빠지고, 행렬에 그래프가 첨가되었으며, 새로이 미적분 기초 단원들이 추가되었으므로, 전체적으로 2011학년도에 비해 약 20∼30% 수준의 출제 유형의 변경이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영기 기자 yky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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