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꾼들은 12월 초순부터 아주 많이 바빠진다. 산돼지처럼 힘 좋은 두세 명이 모여서 도시락을 싸들고 4륜구동 트럭을 타고 남쪽 산으로, 북쪽 산으로 좋은 칡을 찾아다닌다. 나지막하면서도 남쪽을 향한 골짜기를 찾아 들어가 어른 허벅지만한 알칡을 캐기 위해서다.
좋은 자리를 만나면 한겨울 한 곳에서만 캐도 충분한 양이 있기도 하다. 칡은 김장독구덩이 대 여섯 개를 팔 정도는 되어야 겨우 땅에서 그놈을 들어낼 수 있다. 약초꾼도 힘들다.
그래서 비탈에 있는 좋은 칡을 만나면 동행한 약초꾼들은 서로 신이 난다. 삽질을 많이 안 해도 되고 그저 ‘거저 먹기’다. 밑에서부터 슬슬 파고 들어가면 위에 흙이 저절로 무너진다. 이럴 때는 한 100~200kg 정도 채취하는 것은 아주 쉽다. 단 거기서부터 차까지 너무 멀면, 이것도 이고 지고 나르는 일이 힘들기는 하지만 뭐 죽었다 생각하고 하는 것이다.
이런 칡으로 만든 생 칡즙은 정말 맛있다. 어릴 때 형이나 아버님이 캐다 주었던 바로 그 칡 맛이 입속에 확 느껴지면, 그 시절의 추억까지도 입안과 머릿속에 잔잔한 향기처럼 스며든다.
본인이 운영하는 건강원에서 칡즙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 여문 칡을 채취하는 것이다. 칡즙은 원재료인 칡이 좋으면 맛도 좋고 영양분도 아주 많다. 칡은 가을에 접어들어 낙엽이 질 때면 뿌리 쪽으로 모든 영양분을 내려 보내어 겨울을 준비한다. 칡을 많이 캐보면 알게 되는 사실이, 늦가을 칡도 아직은 뿌리에 수분이 많아 조금 쓴맛이 강하고 전분이 덜 형성되어 물이 더 많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 시기를 넘어 초겨울이 되어야 그때부터 칡뿌리 사이사이에 전분이 알알이 박힌 알칡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꼭 한우 꽃등심 같다고 할까?
그때가 12월 초 정도 된다. 물론 겨울이 더욱 깊어 갈수록 칡은 더 맛있어지고 전분도 떠 꽉 차게 되어 최상품의 칡이 된다.
요즘에는 이곳저곳에서 칡즙을 많이 팔고 있는데 그럼 칡즙은 어떤 것이 좋을까? 약재로 파는 마른 칡을 사다가 달이는 것은 쉽고 싸게 만들 수 있는 만큼 맛과 향이 없으며 효과도 생칡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격이 많이 싸다.
두 번째 방법은 본인이 하는 것처럼 생칡을 캐다가 달이는 것인데 이것은 만들기 힘들고 어렵다. 하지만 칡 전분으로 인해 칡 고유의 향이 짙고 천천히 먹을 수 있도록 입에 단맛도 느껴지며 효과도 아주 좋다. 한겨울 좋은 건강음료로써 여러분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숙성칡즙을 한번 드셔 보심이 어떨지.
문의 (02)445-3389, 010-4049-3385
이기태 원장 약력
한국 전통심마니협회 서울남부지부장
약초연구가
약용식물관리사
자연산 약초건강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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