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차이니스 레스토랑 ‘KUAI19’

가로수길 멋쟁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담백한 중국요리

지역내일 2010-12-05

독특함과 멋스러움으로 무장한 가로수길. 웬만한 감각과 아이디어로는 명함도 못 내밀 그 거리에서 수년째 명성을 잃지 않고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맛으로 유명하고 멋으로 유명하고 사람으로 유명한 집, 가로수 길의 터줏대감 ‘콰이19’를 찾아가 봤다.

콰이19의 맛-담백한 중식 요리
대한민국의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중국요리다. 입학식, 졸업식, 약혼식, 생일잔치 등등 사람들은 모일 기회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중식당부터 떠올린다. 그런데 중국음식을 먹고 나면 어쩐지 속이 더부룩하고 거북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해 온다. 왜일까? 모 TV프로그램에서는 중국 요리 속에 다량의 조미료가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그 방송이 전파를 탄 후 ‘콰이19’에는 찾아오는 손님이 오히려 더 늘었다. 무엇보다도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안주인 김영희씨의 음식철학을 손님들이 잘 알기 때문이다. 2005년 ‘콰이19’를 오픈하기 전 주방장과 함께 100여 가지의 음식메뉴를 정하고 하나하나 일일이 검증해 지금의 40여개의 메뉴를 최종 결정했다. 기름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천연 소스와 독특한 조리법을 개발해 중국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저 칼로리의 담백한 맛을 가진 건강 요리로 메뉴를 구성했다. 

신선한 재료, 담백한 맛,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을 고집하니 2주가 넘도록 점심시간마다 찾아와 식사를 하는 손님도 있었다. 한식집만 집 밥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는 걸 ‘콰이19’가 증명해 보인 것이다. 반찬으로 제공되는 짜사이와 콩도 매번 당일 아침에 만들고, 춘권에 사용되는 피도 모두 직접 손으로 밀어서 만들고 있다. 

모든 재료가 자랑이다 보니 손님들이 추천 메뉴를 부탁할 때 직원들은 자연스레 할 말이 많아진다. 테이블에 앉은 손님 수만큼 여러 가지 맛을 다양하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자장면 한 그릇도 여러 그릇으로 나눠 골고루 맛보고 가시길 바라는 ‘콰이19’의 마음은 아이 앞으로 이 반찬 저 반찬을 밀어주시던 어머니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콰이19’의 멋 - 붉은색조의 화려한 인테리어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색은 붉은색. ‘콰이19’의 안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붉은색. 요리를 가장 맛있게 보이게 하는 색은? 붉은색. 그래서 ‘콰이19’의 기본 콘셉트는 모던한 붉은색이 되었다. 건물 외관부터 화려하고 강렬한 붉은 색이 지나가는 식객들의 눈을 붙잡는다. 빈티지 소품들이 모여 화려한 코너 장식으로 탈바꿈하기도 하고, 단순하지만 커다란 우산 소품을 활용해 모던하면서도 아주 독특한 천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콰이19’의 붉은색은 식기 하나하나에도 표현되어 화려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 ‘콰이19’만의 식기를 따로 제작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다른 자랑은 2층에 있는 테라스. 정원처럼 꾸며진 테라스 안에는 커플이나 다정한 친구 들이 앉으면 좋을 작은 테이블 3개가 놓여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나무가 주는 편안함과 여유를 만끽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가로수 길의 터줏대감인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감각적인 공간이다.

콰이19의 사람-싸이 엄마네 가게
‘콰이19’의 개인 접시 위에는 오동통하고 귀여운 사람 얼굴이 그려져 있다. 가수 ‘싸이’다. 아들의 캐릭터냐고 콕 집어 묻진 못했지만 어쩐지 그림을 볼 때마다 자꾸 떠오르는 건 ‘챔피언’을 연발하는 가요계의 악동 얼굴이다. 음식으로 노래로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쫓아가는 모습이 모전자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틀에 박힌 사고를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콰이19’라는 식당을 오픈할 수 있었을까, 보수적인 교육관을 가진 엄마였다면 가수 ‘싸이’를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21세기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엉뚱하고, 발랄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부러울 뿐이다. 

싸이 덕에 ‘콰이19’가 유명해진 것은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면 얼른 거두길 바란다. 아들 말고라도 ‘콰이19’의 안주인 김영희씨는 이미 유명인사다. 어지간한 멋쟁이가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 청담동에 카페 ‘플로라’와 퓨전요리전문점 ‘시즌스’, 그리고 한정식집 ‘프티 시즌스’까지 오픈했던 그녀다. 레스토랑 컨설턴트이자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아들보다 더 유명한 김영희씨. 완벽주의자인 그녀는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일한다. 메뉴 선정과 재료 구입은 물론 종업원 교육, 식당 인테리어 관리, 손님맞이 등을 모두 직접 한다. 그래서 늘 긴장할 수밖에 없는 종업원들은 ‘콰이19’를 ‘김영희 학교’라고 부른다. 

여기에 선남선녀만 골라 뽑는 듯 멋지고 아름다운 종업원들의 외모 또한 가로수 길의 화제다. 일부러 외모를 기준으로 뽑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멋진 젊은이들만 찾아온다니 김영희씨로부터 맛, 멋을 다 배워 내면을 채우고 싶은 젊은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맛과 멋, 영양과 다양함, 편안함과 여유, 거기에 친절함까지 ‘콰이19’가 가로수 길의 명소로 수년 째 불리는 데에는 그만큼 다양한 인기 비결이 있었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콰이는 즐거울 ‘쾌(快)’의 중국식발음
*위치: 강남구 신사동 549-19
신사동 가로수길 제이타워에서 현대고 방향으로 300m직진하다보면 우측
*영업시간: 점심 am11:30~pm2:00 ?저녁pm5:30~pm10:00
*가격: 밥류 5000원~10000원 / 요리14,000원~
*주차: 발레파킹 가능
*문의: (02)51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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