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양정웅 연출의 희곡 <돈키호테>가 무대에 오른다. 엉터리 갑옷을 입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 현실주의자면서도 이상을 좇는 주인을 끝까지 섬기는 시골뜨기 농부 산초 판사, 허약해 빠진 늙은 말 로시난테…. 친숙한 이 이름들은 ‘소설의 원형’이라 불리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1605년 작 소설 『돈키호테』의 주요 캐릭터이다.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을 웃고 울리며 서양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돈키호테』. 소설 『돈키호테』를 원전으로 만든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이 국내에 연극으로 소개된 것은 이번 명동예술극장 무대가 처음이다.
사르두의 희곡 ‘돈키호테’는 마치 한 편의 압축된 『돈키호테』를 읽는 것처럼 긴박하고 흥미롭다. 세계 무대에서 각광 받아온 연출자 양정웅이 이번 <돈키호테>의 연출에 앞서 직접 사르두의 희곡을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각색하였다. 3시간이 넘는 원작을 2시간가량의 길이로 압축하고, 간간히 나오는 스페인식 화법도 국내 관객들을 위해 윤색하였다.
이번 연극에서 ‘돈키호테’ 역에는 40여 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이순재가 출연한다. 1971년 연극 <시라노 드 베르쥬락>에서 주인공 ‘시라노’로 열연한 후 40여년이 지나 같은 극장에서 <돈키호테>로 무대에 오르는 것. 또 다른 ‘돈키호테’ 역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한명구가 더블 캐스팅됐다. 이외에도 익살 연기가 일품인 박용수가 산초를, 정규수가 여관집 주인 오티즈를 맡았다. 이 연극은 오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공연문의 1644-2003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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