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가로지르는 문화아이콘 ‘Buddha’의 이야기 ‘불쌍’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11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호암아트홀에서 막을 올릴 이번 작품은 지난해 LG아트센터와 공동제작으로 초연된 이후, 그간 새로운 해석을 통해 전작에 축약과 긴장, 해체와 이완의 실험을 거쳐 ‘불쌍-Redux''로 거듭난 것이다.
하이브리드 댄스 프로젝트 ‘불쌍’은 애초부터 혼혈과 혼성에 대한 탐구이자 실험으로 시작되었다. 그 중 하나가 동양문화의 상징적 코드인 ‘불상(佛像)’에 대한 주체적 탐구이다. ‘불쌍’은 서구식 오리엔탈리즘과 포스트 모던적 혼성모방의 극치라 할 수 있는 부다바를 통해 ‘불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덧붙인다.
또한 ‘불쌍’은 ‘불상’을 매개로 동서양의 문화가 무차별적으로 뒤섞인 가운데 살고 있는 우리들의 끊임없는 유목민적 운동성과 그것의 해방적 양태들을 비선형적인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무대 위에 올려진 관음보살, 지장보살, 예수, 신령, 외눈박이 장승, 최영 장군, 삼신할미, 도령은 더 이상 예전의 신선이나 보살이 아니다. 이들은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제 막 잉태되어 생성으로 나아가는 잠재적 존재이거나 플라스틱 쓰레기일 뿐이다.
‘불쌍’이 시도하는 또 다른 실험은 무용어휘와 문법에 대한 혼종교배이다. 다양한 문화코드들의 충돌과 긴장, 융합과 생성을 표현하기 위해 무용수들은 동양 각국의 전통무용 어휘들을 차용하여 동작과 움직임을 쪼개고 분할한다. 무용수들은 각각 한국 전통의 한량무, 인도의 카탁과 바라타나티얌, 중국의 전통 무예 달마 18수, 일본의 민속무용들을 자신들 춤의 재료로 선택했다. 이번 작품 ‘불쌍’은 무용수 하나하나의 섬세한 움직임이 씨줄이 되고, 무용수 개개인의 고유하고 현대화된 몸이 날줄이 되어 특유의 놀이성과 즉흥성이라는 베틀로 오아시스에 관한 하나의 전경을 엮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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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리포터 icoco1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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