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공부 방법을 선택해서 학습 계획까지 세워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한다(?). 처음부터 이런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 아이는 1%도 안 될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스스로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하고, 부모나 선생님에게서 학습법에 대한 도움을 받기도 하고, 공부 잘하는 친구의 학습법을 모델로 삼아 따라해 보기도 하며 자기 나름대로의 공부 방법을 찾아나간다.
그럼 이런 공부 방법을 정착시키는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교육전문가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시기를 권한다. 고등학교부터는 학습량이 많아 시행착오를 할 시간도 없지만, 이미 학습습관이 굳어져 그 습관을 바꾸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학원을 다니면서 최상의 성적을 내며, 학원시스템이 최적화된 학생들도 있다. 어느 학원이고 최상위 그룹의 학생들은 학원 홍보 차원에서 집중 관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가 시키는 대로 타성에 젖어 학원을 오가며 수동적인 공부습관을 들인 학생은 성적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을뿐더러 고등학생이 되면 더욱 힘들어 하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주 마인드맵을 활용한 교과학습법에 이어 이번 주에는 인강을 활용한 자기주도학습법을 소개해 본다.
타성에 젖어 학원 오가는 아들 보고 부모부터 결심
학원이 숲을 이루고 있는 대치동에서 H중학교 1, 3학년인 H형제가 전혀 학원을 다니지 않고 인강만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다. 두 형제의 어머니 S씨는 큰 아들이 중학교 1학년 때까지 학원을 열심히 보냈고 학교성적도 상위권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학원에서 중등수학과정은 모두 마치고 고등 수학을 시작했으며, 수학뿐 아니라 영어, 국어, 과학까지 모두 학원에서 공부했다.
그럼 두 형제가 인강으로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S씨는 “큰 아이가 너무 많은 학원을 다니다보니 언제부턴가 아이는 이미 타성에 젖어 오가고 있었다. 그런 상태로 계속 학원을 보내봤자 공부습관이 길러지지 않을 것 같아 과감하게 방법을 바꾸었다. 또 아이가 수학을 좋아해서 자기계획에 맞춰 속도감 있게 수학 선행을 하기 위해 인강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강 학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결심이다. 한참 컴퓨터 앞에서 게임이나 동영상, 만화 등의 유혹에 시달리기 쉬운 나이의 아이들을 집에서 인강으로 공부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습관이 되어 공부하기 전까지 부모의 감시(?)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S씨는 약속이 있어 외출했다가도 아이들 하교시간이 되면 반드시 귀가한다. 중3인 큰 아이는 어느 정도 습관화되었지만 중1인 작은 아들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방학이면 S씨의 일과는 두 아이의 학습 코디네이터에다 식사와 간식준비, 기타 가사일로 정신없이 바쁘다. 집에서 하는 인강 학습을 원한다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 후 즐겼던 여유로운 티타임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일석다조(一石多鳥) - 저비용, 고품질, 무한반복, 시간절약, ……
2009년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보면 월평균 50만 원 이상 지출한 학생이 11.8%로 나타났다. 전국 기준이 이러한데 하물며 서울 강남지역의 사교육비는 ‘묻지마’ 수준에 도달한 가정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S씨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10만원 내외이다. 모 인터넷강의 사이트에 연간회원으로 가입해 형제가 함께 사용하고 있으니 1인당 교육비로 생각하면 그 절반수준이고 장기회원 할인혜택까지 받고 있다. 사교육비에 대한 주위 학부모들의 걱정이 S씨에게는 ‘남의 일’인 것이다.
인강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선생님들의 수준도 한층 높아져 섣불리 보낸 학원의 선생님보다 실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S씨는 “선생님별로 강의 수준의 차이가 있어 새로 강좌를 정할 때는 제가 먼저 맛보기 강의를 듣고 사전에 검증하기도 한다. 아이가 오랫동안 강의를 들어야하기 때문에 강의가 재미도 있어야하고 선생님의 목소리도 안정적이어야 한다. 보통 과목별로 인기도가 반영되어 선생님이 소개되므로 가장 앞에 소개되는 선생님을 선택하면 안정적이지만, 내 아이의 특성에 맞게 선생님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질문을 하면 동영상 답변까지 올리는 강사도 있고, 시험 직전에는 요점정리나 기출문제만이 아니라 요점을 스스로 정리해 볼 수 있도록 중요한 부분을 빈칸으로 만든 자료도 올리는 등 강의의 품질과 서비스를 높이고 있다.
S씨가 말하는 인강의 가장 큰 장점은 무한반복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한 번 듣고 이해하기 힘든 수학 과목의 경우 자기가 약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반복해서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학원을 오가며 뺏기는 시간도 절약돼 그 시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자기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학원을 다니다 보면 식사시간이 불규칙해져 여기저기서 간식을 사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 건강이 염려되는 면이 있는데 인강 학습은 이에 대한 걱정도 필요 없다.
H군은 학기 중에는 내신강좌와 복습을 주로 하고, 방학에는 선행위주로 학습 하고 있다. 수학의 경우 중학교 2학년 때 고등수학 상을 시작해서 현재 수2까지 들은 상태라고 하니 학원에서 하는 선행의 속도도 능가하는 셈이다.
철저한 계획과 꾸준한 학습이 뒷받침돼야 좋은 성과 기대
H형제 각자의 방을 들여다보면 눈의 피로를 덜기 위한 대형 모니터에 레이저 프린트도 편리한 위치에 각각 갖춰져 있다. 책상 옆에는 날짜별로 그날그날 들어야할 인강 학습계획표가 붙어 있고 한 쪽에 인강 선생님들이 사이트에 올려놓은 자료들이 프린트되어 잘 정돈되어 있다. 누가 봐도 인강 학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공간을 갖추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H군은 인강 학습을 위해 1년 계획을 먼저 세운다. 1년 동안 과목별로 학습해야 할 수준과 범위를 정하고, 월별 세부계획표를 작성한다. 월 계획표에는 국·영·수·사·과 등 주요 교과목의 일일 학습 일정이 날짜별로 빼곡하게 잡혀있다. 수강이 완료된 강의는 계획표에서 차례대로 지워나가고 학교 과제 등으로 그날 듣지 못한 강의가 있으면 주말에 몰아서 듣고 있다. 계획표는 처음에는 부모와 상의해서 작성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스스로 작성해서 실천해나가고 있다. H군의 1일 학습시간은 복습시간을 포함해서 평일 4시간, 휴일이나 방학에는 8시간이다.
S씨는 인강 학습의 공부습관이 자리 잡기까지 부모가 주의 깊게 살펴보고 공부한 내용을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자기 것이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책보고 질문을 해보거나 강의에 딸린 문제를 풀어본 점수를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S씨는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학교성적은 곧바로 대학입시에 반영되므로 인강만으로 공부하는 것이 불안한 점도 있지만, H군이 한번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도 길어졌고 아이 스스로 인강 학습의 좋은 점들을 잘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어 고교 진학 후에도 꿋꿋하게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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