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과천경마공원에서는 ‘가을향기 축제’가 한창이다. 주말을 맞아 경마공원을 찾은 나들이객들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지난달에는 경마장을 배경으로 한 말 영화 ‘그랑프리’(김태희 주연)가 개봉돼 일반인들이 경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경마업계에서는 국내 경마인구를 대략 500만으로 추산한다. 해가 갈수록 경마마니아뿐 아니라 건전한 오락으로 즐기는 경마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 기존의 사행성 도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건전한 레포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국마사회는 경마공원을 일반인들의 나들이 장소로 이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빠른 스피드의 경주에 일상의 스트레스 날린다
현재 국내에는 한국마사회를 본부로 하여 서울경마공원(과천), 부경경마공원, 제주경마공원 등 3군데에서 실제 경마 경기가 열린다. 이외 전국 31개소의 장외발매소가 있다. 이곳에서는 관중석에 앉아 말과 기수가 호흡을 맞춰 뛰는 속도감이나 경기장의 현장감을 실제로 맛볼 수는 없지만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를 보며 베팅 할 수 있다.
청담동에 자리한 한국마사회 강남지점 또한 도심 속에서 손쉽게 경마를 즐길 수 있는 장외발매소이다. 금, 토, 일요일 주 3일 열리고 있는 강남지점에는 하루 이용객이 3천 명에 이른다.
“이곳을 이용하는 경마팬은 젊은 층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마권 1장에 100원부터 구매가 가능하고 10만원까지만 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하기 때문에 도박 개념으로 접근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7월 새로 부임한 한국마사회 강남지점 이은호 지점장(52세)은 일반인들이 경마하면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는 선입견에 우려를 표하며 도박 개념이 아니라 스포츠이자 오락 개념으로 이곳을 이용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
“경마는 말과 사람과 환경이 어우러지는 스포츠”라고 말하는 이은호 지점장. “우연의 일치에 의해 요행의 결과로 얻어지는 카지노 같은 도박과는 전혀 다르다”며 “경마는 경마공원에 나온 말과 기수의 정보 등을 분석하고 연구할수록 적중률이 높아지며, 이런 연구를 통해 적중했을 때 느끼는 쾌감과 보람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경마의 매력”이라고 이 지점장은 설명한다.
한국마사회 강남지점은 1층에서부터 6층까지 경마중계용 TV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용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실내 흡연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특히 6층은 지정좌석제(하루 1만원)를 도입해 꼭 영화관 같은 안락한 좌석과 음료, 경마전문지, 간식 등을 무료로 제공, 하루 종일 즐기는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이곳을 이용하는 경마팬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지나가는 행인들도 쉬어갈 수 있는 실외 카페를 만들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내 분위기도 좀 더 고급스럽고 쾌적하게 인테리어를 바꿀 계획이구요. 주변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차공간도 새롭게 단장할 계획입니다.”
수익의 사회 환원에 앞장서는 한국마사회
경마란 말과 사람이 호흡을 맞춰 연출하는 스포츠이다. 경마는 선진국에서 ‘레저 스포츠의 왕’으로 대접을 받으며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실제로 세계 86개 국가에 1,420여개의 경마장과 5억 명의 팬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마가 대중 레저스포츠로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아직까지도 경마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긍정적이지 않다. 이것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의 경마 탄생 배경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경마는 일제강점기에 식민지 통치정책인 민심무마 정책의 일환으로 당시 지식인들의 거부 속에서 출발되었고, 그 후 한국의 급격한 경제발전에 따른 과잉 투자는 부정적인 경마 인식을 낳았다. 경마 수익금 중 상당한 부분이 정부의 세수로 지출되고, 공익과 복지기금으로 사용되는 등 높은 사회 기여도에 비해 한국마사회가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농어촌 복지사업과 사회공익사업, 기부사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며 기업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마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경마의 질 향상은 물론 홍콩처럼 병원이나 오션파크 등 공공시설에 경마의 수익금을 한국마사회가 직접 환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복지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동참
한국마사회 강남지점 역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측면에서 다각도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강남지점에선 자원봉사단 ‘KTR 엔젤스’가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KTR 엔젤스’ 단원들은 매해 농촌을 방문하여 일손을 돕고 어르신들의 말동무를 자청하며, 농촌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직접 농부들이 지점에 가져와 일반 시민들에게 팔 수 있도록 장터를 마련해 주고 있다. 또한 복지관을 찾아가 장애인 목욕봉사에도 솔선수범한다. 이외에도 주변의 노인정이나 불우이웃,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기부금 1억 원을 조성해 장학금도 주고, 점심을 거르는 아동들에게 밥값을 통장으로 넣어주기도 한다.
한국마사회 강남지점은 경마를 하지 않는 주중에(수,목)는 이웃 주민들의 문화센터로 변신한다. 현재 꽃꽂이, 노래교실, 차밍댄스, 한문교실, 탁구교실 등 5개의 인기 강좌가 개설돼 500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무료로 이용 중이다.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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