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엄마들의 내 아이 자기 주도 학습법 ④
예습·복습으로 내신 잡기
예습과 복습으로 학습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전환
서초동에서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아들을 키우는 P씨는 요즘 두 아들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똑똑하고 공부 잘한다고 칭찬받기 바빴는데, 두 아들 모두 중학교 2학년 이후로 성적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좀처럼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P씨의 두 아들은 암기력이 좋아 평소에 공부가 부족해도 시험 직전에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할 양은 늘어나고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이런 벼락치기 습관이 통하지 않게 되었다.
P씨의 두 아들과 같은 사례를 우리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런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배우기만 해서라고 한다. 배우는 시간은 지나치게 많은 데 비해 배운 것을 스스로 익힐 시간이 없어 좋은 선생님에게 배웠다 하더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주에는 내 아이 자기 주도 학습법 그 네 번째 이야기로 효과적인 예습, 복습을 통해 배운 내용을 철저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 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인 K양의 사례를 소개해 본다.
간단한 예습을 통해 적극적 수업참여 유도
수업내용에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면 흥미를 잃고 졸게 된다. 수업에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서는 배울 내용을 미리 훑어보며 주요내용과 궁금한 점을 미리 파악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예습이 필요하다.
K양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기 전에 다음 날 시간표를 확인하고 국·영·수·과·사 주요과목에 대한 간단한 예습을 한다. 예습 시간은 모두 합쳐 30분 이내로 해서 다음날의 진도 범위에 대해 대략적으로 훑어보며 중심내용에 밑줄을 긋고 의문점이 있으면 표시해 두는 정도이다. 일과가 빠듯해 수업 전날 예습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수업 직전의 쉬는 시간을 활용해 반드시 교과서의 본문 내용을 미리 읽어 둔다. 이렇게 해야 선생님 설명이 교과서의 어느 부분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고 수업에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K양은 예습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완벽히 공부하는 예습은 오히려 수업을 지루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학자 Friend와 Bursuck의 효과적인 예습 방법-READS>
● R(Review) - 수업시간에 학습할 내용의 제목과 소제목을 훑어본다.
● E(Examine) - 교과서의 진하게 강조된 단어들을 살펴본다.
● A(Ask) - 배울 내용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해 본다.
● D(Do it Read) - 본문을 읽는다.
● S(Summarize) - 자신의 말로 요약해 본다.
주기적인 복습으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
에빙하우스의 기억이론인 망각곡선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은 시간에 반비례하여 학습 후 10분이 지나면 망각이 시작되고 1시간이 지나면 50% 이상, 하루가 지나면 70% 이상, 한 달이 지나면 80%이상을 잊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인간의 뇌에 6개월 이상의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기 위해서는 주기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4회 정도의 복습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주기는 학습 후 10분, 1일, 1주, 1개월이 가장 적절하다고 한다. K양은 에빙하우스의 이 이론에 따라 복습을 실천하고 있다.
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학습 후 10분 이내 복습
K양은 수업시간이 끝나면 쉬는 시간 3~4분 동안 수업 중에 배운 주요 내용을 복습한다. 수업 중에 배운 교과서의 핵심 내용이나 선생님이 강조한 내용을 중심으로 날개 문제를 만들어 답과 함께 적어 보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이 강조한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반드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 K양의 생각이다. 이 때 선생님이 강조하셨던 내용은 반드시 별도의 색볼펜으로 메모해 두면 시험 직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② 당일 복습으로 기억을 1주일로 연장
K양이 학원 스케줄을 짤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예·복습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날 배운 것을 그날 중으로 복습하기 위해서는 학원이 빡빡해서는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날 배운 내용은 귀가 후 공부시간이나 학교 자율학습 시간을 활용해 그날 중으로 반드시 한 번 더 복습한다. 배운지 얼마 안 된 내용이라서 집중해서 공부하면 1~2시간 내로 모든 과목의 복습이 가능하다고 한다. 국어·사회·과학은 문단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고, 영어는 교과서의 주요 문법을 정리한다. 수학은 그날 배운 내용과 관련된 문제를 풀어 보며 주요 개념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③ 1주일 후 복습으로 기억을 한 달로 연장
학습 후 1주일이 지나 세 번째 복습을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K양은 말한다. 그날그날 공부한 내용과 날짜를 과목별로 꼼꼼히 적어두지 않으면 1주일 전에 어떤 내용을 공부했었는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생각해 낸 것이 과목별 예·복습 체크리스트이다. 과목별로 학교 시간표에 따라 날짜와 요일을 적고 학습한 내용과 예·복습한 날짜를 적어 넣는 형식의 리스트를 만들어 1주일 전에 학습한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체크리스트를 통해 실천 여부를 쉽게 알 수 있어 반성의 기회로 삼고 있다.
④ 1개월 후 복습으로 6개월 이상의 장기기억으로 전환
1개월 후의 복습은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하게 된다고 K양은 말한다. 중고생의 경우 2달 간격으로 중간과 기말시험이 돌아오고 보통 시험 준비를 3~4주에 걸쳐서 하기 때문에 시험공부를 하다보면 한 달 후 복습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 K양, 처음에는 강남의 과목별 명강사들을 따라 쉴 새 없이 팀으로 학원 수업을 받고 있는 친구들에게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 제대로 실천하지 않아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2학년인 현재 당당하게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K양은 예·복습도 중요하지만 예·복습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학교든 학원이든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수업 중 제대로 된 학습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예·복습이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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